(상보)
박재일 신임 대공협 회장, 4대 핵심 과제 선언
사직 전공의 복무→수련 연속성 보장 추진키로

지역 보건의료의 최일선을 지켜온 공중보건의(공보의)들의 새 수장에 오른 박재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이 공보의 복무기간을 현행 36개월에서 24개월로 줄이고 '7일 근무-7일 휴무'를 공식화하겠다고 선언했다.
2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제39대 및 제40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이임식 겸 취임식'에서 40대 회장으로 취임한 박 회장은 "공보의들의 숙원 사업인 '복무기간 24개월로의 단축'과 기초 군사 훈련 기간(4주)을 복무기간에 산입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밀어붙이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대공협에 따르면 현재 전국 보건지소 1275곳 중 459곳은 반경 4㎞ 이내에 민간 의료기관이 하나도 없다. 보건지소가 지역 내 유일한 의료기관 역할을 해온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공보의가 크게 줄면서 보건지소 운영이 마비되면 읍면지역 최소 400곳은 '무의촌'으로 전락할 수 있다. 신규 공보의 전체 인원(의사·치과의사·한의사)은 2020년 1303명에서 지난해 738명으로 줄었고 이 중 의과(의사) 공보의는 같은 기간 742명에서 247명으로 급감했다. 반면 의대생의 현역입대는 2020년 122명에서 지난해 2895명으로 22배 넘게 폭증했다.
그는 대공협의 4대 과제로 △공보의 수급 부족 대응 △공보의 권리·안전을 위한 제도 개선 △협회 활동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근무환경과 복지 혁신 등을 내세웠다.
특히 공보의 수급 부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공보의 배치 기준을 '행정 편의'가 아닌 '의학적 필요'에 두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신규 공보의가 훈련소에 입소하기 전부터 자신의 근무지 정보를 미리 제공받아, 불확실성에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는 것.
박 회장은 "불필요한 인력 낭비를 줄이고, 꼭 필요한 현장에 동료들이 도달하도록 하겠다"며 "도내·외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선이 개인의 불안이 되지 않도록 보건복지부·지방자치단체와 상시 소통하며 절차를 명확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의정 갈등 상황에서 사직한 전공의가 공보의에 복무하면서 수련이 중단된 경우, 이들의 수련 연속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도 공언했다. 그는 "현장의 분쟁과 법적 위험 앞에 회원을 홀로 두지 않겠다"며 "강력한 법률자문 체계를 보강해 공보의들의 단단한 방패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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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대공협은 업무활동장려금 현황, 지자체별 분쟁 사례, 주요 법적 쟁점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전국 단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박 회장은 "반복된 쟁점은 보건복지부-지자체-대공협 간 삼자대면을 통해 '해결'의 결괏값을 반드시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대공협은 공보의들의 근무 환경과 복지를 혁신하기 위해 업무활동장려금을 현실화하고, '7일 근무-7일 휴무'를 공식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기자에게 "비연륙도 도서지역의 경우에는 주로 2인이 상주하고 원칙적으로 10일간 근무하면 4일간 쉬게 돼 있었다"며 "하지만 근무엔 정규 근무뿐 아니라 도서 지역 응급·야간 당직까지 모두 업무 범위에 포함되기 때문에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7일 근무-7일 휴무를 허용하도록 제도적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는 의미"라고 부연 설명했다.
병원급 기관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유연한 근무가 가능한 관행을 정착시키겠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지역의료의 빈틈을 공보의 개인의 헌신으로 막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며 "제40대 집행부는 그 방향을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축사에서 "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지난 의료사태 때 함께했던 동지들"이라며 "갈 길이 달라도 우리의 목적지는 같다. 지금은 의료사태 이후에 넘어야 할 파고가 높다. 함께 노를 저어 헤쳐 나가자"고 말했다.
박 신임 회장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5일간 실시한 제40대 회장단 선거에 단독 출마해 찬성률 99.2%(131표)로 당선됐다. 그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전남 영광군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직전 집행부(제39대)에서 정책이사로, 의정 갈등 당시 서울대병원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정일윤 신임 부회장은 한양대 의대를 졸업하고 전남 순천의료원에 재직 중이다. 새 집행부는 내달 1일부터 대공협의 공식 업무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