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마음먹고 '기밀' 빼돌렸다...삼성바이오 전 직원 '집행유예'

이직 마음먹고 '기밀' 빼돌렸다...삼성바이오 전 직원 '집행유예'

정기종 기자
2026.02.26 15:15

인천지법, 전 직원 A씨에 징역 2년·집유 4년 선고…재판부 "유출 자료 비밀성 인정, 죄질 무거워"
첨단 산업 분야 기술 탈취 범죄 처벌 강화 추세…삼성바이오 "철저한 보호 속 법과 원칙 따라 대응"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1,766,000원 ▲38,000 +2.2%)의 영업비밀을 무단 반출해 경쟁사로 이직한 전 직원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유출 자료의 영업비밀성이 인정돼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 배경이다. 회사 측은 관련 유출 시도에 대한 엄정한 대응 방침을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형사15단독(재판장 위은숙)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영업비밀로 관리되던 자료를 유출했고, 범행 시점이 롯데바이오로직스로의 이직을 결심한 이후였다"라며 "피해 회사의 신뢰를 심각히 훼손했으며 죄질 또한 가볍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 8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전직한 직원 중 영업비밀 침해가 의심되는 A씨를 형사 고발했다. A씨는 IT 표준작업절차서(SOP) 등 회사 영업비밀 57건을 자택 개인 PC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같은 해 10월 롯데바이오로직스 본사와 A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으며, 2023년 3월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후 약 3년간 재판이 진행됐고,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된 IT SOP는 표준화된 공정 프로세스를 통해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의약품을 일관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시스템과 기술 정보를 담고 있다. 의약품 제조의 생산성, 품질, 안정성, 비용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운영 효율성과 품질 일관성 확보에도 필수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특히 위탁개발생산(CDMO) 산업에서 SOP는 기업 신뢰도와 직결되는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설비와 인력 못지않게 공정 운영 체계와 데이터 관리 시스템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관련 자료 유출은 기업의 경쟁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료 유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자료가 일반적 내용에 불과해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자료는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며 영업비밀성을 충분히 인정했다.

최근 법원은 첨단 산업 분야의 기술 탈취 범죄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7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전 직원 B씨에 대한 1심 재판에서는 부정경쟁방지법 및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되고 법정구속이 이뤄졌다. 당시 재판부는 "절취한 자료에 생명공학 분야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돼 있다"며 실형 선고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기술 유출 범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벌금형 상한을 기존 대비 약 10배 수준인 65억원으로 상향하는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최근 국회에서도 국가첨단전략기술 유출 시 최고 형량을 7년 이상 징역 또는 100억원 이하 벌금으로 높이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제도적 대응 역시 강화되는 추세다.

이번 판결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의 핵심 기술 및 정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어떠한 유출 시도에 대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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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정기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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