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료인 단체행동 방지법'에 반발 심화
의협·대전협 등 "법안 즉각 폐기" 촉구

집단 사직·파업 등 의료인 단체 행동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의사들이 잇따라 "부당한 입법 시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앞서 의정 사태 중심에 섰던 전공의들도 "강제 동원이자 현대판 강제노역"이라며 법안의 즉각 폐기를 요구했다.
10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최근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의료계 정당한 목소리를 원천 봉쇄하려는 부당한 입법 시도"라며 "헌법상 단결권·단체행동권, 집회의 자유,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 개정안은 '필수유지 의료행위' 정의를 명시하고 이에 대해선 정당한 사유 없이 중단할 수 없단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응급의료 업무와 중환자 치료·분만(신생아 간호 포함)·수술·투석 및 이와 관련된 마취·진단검사 등을 필수유지 의료행위로 규정, 해당 업무를 정지·폐지·방해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의협은 "현행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과 위반 시 의료기관의 개설허가 취소·폐쇄에 이르는 강력한 행정처분이 존재한다"며 "(개정안으로)단체 행동을 원천 봉쇄하고 형벌을 규정하는 건 명백한 이중 규제이자 과잉 처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실효성 없는 강압적 규제는 필수의료 현장 사기를 꺾고 기피 현상을 가속해 국가 의료 체계 붕괴를 초래할 뿐"이라며 해당 개정안의 즉각적 폐기와 철회를 촉구했다.
2년 전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2000명 확대에 반발에 집단 사직했던 전공의들도 개정안에 대해 "의료 인력을 국가 통제 아래 두고 강제 동원하겠단 초헌법적 발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날 관련 입장문에서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의료인 개인에게 전가하려는 비겁한 시도"라며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강제 동원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전공의들이 사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이 법으로 묶어두고 강제로 일하게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현대판 강제노역"이라며 "젊은 의사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의료 체계 근간을 흔드는 이번 법안의 즉각 폐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도 입법화 중단 및 폐기를 요구했다. 의대교수협은 이날 성명서에서 "전 의원의 의료법 개정안은 공개적 집단행동을 억누르는 대신 필수과 지원 기피, 당직·온콜 회피, 고위험 진료 축소, 지역의료 이탈을 심화시켜 필수의료 기반을 붕괴시키는 직접적 원인이 될 것"이라며 "결국 환자안전법이 아닌 환자위험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