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in리포트]
국립암센터 연구진, '전립선암 전이 예측' 새 접근법 제시
'CD45+ 하이브리드 순환세포'로 종양-면역 상호작용 규명

국내 연구진이 혈액 내 '하이브리드 세포'를 통해 전립선암 전이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새 접근법을 제시했다.
정재영 국립암센터 비뇨기암센터장 연구진은 혈액 속 세포 분석으로 전립선암 전이 가능성을 예측하는 새 접근법을 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현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진과의 공동연구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 1월 국제 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IF 13.3)에 게재됐다.
전립선암은 2023년 처음으로 국내 남성 암 발생 1위에 오를 정도로 환자 수가 늘고 있다. 특히 말기(4기)일 경우 뼈 전이가 확대돼 5년 상대생존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는 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한 암종이다.
연구진은 전이성 전립선암을 조기 예측할 생물학적 지표를 찾기 위해 단일세포 리보핵산(RNA) 시퀀싱 기법과 순환종양세포(원발 종양에서 떨어져 나와 혈액을 통해 순환하는 암세포) 분석을 결합한 통합 접근법을 적용했다. 단일세포 RNA 시퀀싱은 개별 세포 단위에서 유전자 발현을 분석, 세포 기능과 특성을 파악하는 기술이다. 순환종양세포는 암 전이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주로 활용된다.
연구진은 종양세포와 면역세포의 특징을 동시에 지닌 'CD45·케라틴(KRT)18·하이브리드 순환세포'를 확인해 해당 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심층 분석했다. CD45 단백질은 면역세포에서 나타나는 단백질, KRT18은 암 발생과 관련된 단백질을 말한다. 하이브리드 순환세포는 서로 다른 성격의 세포 특징이 섞인 채 혈액 속을 떠다니는 세포로 종양세포와 면역세포의 특징을 동시에 지닌다.
그 결과 CD45·KRT18·하이브리드 순환세포는 일반 면역세포 대비 단백질 생성 관련 유전자 활동은 증가하고, 세포 에너지 생성과 관련된 유전자 활동은 감소하는 특징적 패턴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연구진은 "종양과 면역계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며 상피-간엽 전이(EMT·암세포가 이동하기 쉬운 성질로 변해 다른 장기로 퍼질 수 있게 되는 생물학적 과정)와 같은 암 전이 관련 생물학적 변화와도 연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 확인된 유전자 발현 패턴을 기반으로 전이 여부를 예측하는 분석 모델을 적용한 결과 정확도는 54.9%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유전자 패턴이 전립선암의 전이 가능성을 반영하는 분자적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정 센터장은 "혈액 속 하이브리드 순환세포가 종양과 면역계 사이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중요한 생물학적 단서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발견은 전립선암 환자의 전이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