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의료정보원 '공공의료 AX' 청사진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이하 의정원)이 올해부터 대대적인 인공지능 전환(AX)에 나선다. 동네 약국부터 큰 병원의 약물 처방, 영상 검사, 의사 판단 등의 광범위한 의료 데이터를 인공지능(AI)과 연계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고 의료 현장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의정원은 30일 환자 전원시 진료기록 등을 의료기관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진료정보교류 시스템과 국민이 직접 처방 내역과 건강정보를 조회·활용할 수 있는 건강정보 고속도로 시스템(나의건강기록 앱)을 '디지털 의료정보교류시스템'(가칭)으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정원에 따르면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은 환자 동의 후 전자의무기록(EMR)과 MRI 등 영상 기록을 진료받은 병·의원에서 다른 의료기관에 전자적으로 공유해주는 서비스다.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마다 번거롭게 진료기록 사본이나 의료영상 CD를 직접 챙길 필요가 없다. 무료로 전송돼 서류 등 자료 발급에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나의건강기록 앱은 진료 이력, 투약 정보, 건강검진 결과, 예방접종 기록을 한 번에 조회·관리할 수 있는 국가 공인 앱이다. 어느 때 병원에 갔고, 무슨 병을 진단받아 어떤 약을 처방받고 수술했는지부터 △건강검진 △예방접종 이력까지 민간의료기관에서 공공기관(질병관리청·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참여)의 의료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현재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은 1만개소, 나의건강기록 앱은 1300개소의 의료기관이 참여해 다양한 의료데이터를 수집·공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전송 표준이 각각 달라 별도로 운영됐는데, 올해부터 이를 통합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의정원 관계자는 "약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업무재설계와 정보화 전략계획(BPR/ISP)을 수립하고 내년에는 1차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시범사업을 거쳐 2029년 시스템을 본격 개통할 예정"이라 말했다.
시스템 통합의 '시너지 효과'는 AI를 통해 극대화될 전망이다. 환자는 의료데이터가 있어도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걸 AI가 가이드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방민호 진료정보교류사업단장은 "시스템 통합으로 모이는 의료 데이터에는 의사의 판단 소견과 영상기록, 투약 기록 등이 포함된다"며 "환자의 상태가 어떻고, 각각의 진단·처치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AI로 분석하고 건강 관리 방안을 가이드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소개했다.
일손이 부족한 의사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방 단장은 "짧은 진료 시간에 환자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의사도 복잡한 진료기록을 요약하고 약물 알레르기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추출해 알려주는 '디지털 의료정보교류시스템'은 가치가 크다"며 "특히 응급 상황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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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원은 향후 인공지능 스타트업이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새로운 의료 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도 의정원은 의료 데이터 중심병원 사업과 연계한 '의료 인공지능(AI) 데이터 활용 바우처', '의료 인공지능(AI) 테스트베드 지원 사업'을 통해 공공의료 중심의 AI 혁신 생태계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의료기관마다 다른 표준의 의료 데이터를 AI로 자동 변환하는 내용의 'AI 기반 상호운용성 기술개발(R&D 사업'과 오는 10월 유전체·임상 데이터를 수집하는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의 데이터 일부 개방 등을 통해 '국민 체감 AX'를 선도한다는 목표다.

신제수 경영기획본부장은 "국민은 예방 중심의 정밀한 건강 관리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의료진은 행정 업무 자동화로 인해 오롯이 진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누리게 된다"며 "산업계는 공공의료라는 안정적인 실증 무대를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인공지능 제품을 개발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 말했다.
염민섭 원장은 "인공지능 전환 추진을 위해 지원팀을 신설하는 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공공의료가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체계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