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안전 위협" vs "통합돌봄 위한 민생법안"…의사-의료기사 '공방전'

"환자 안전 위협" vs "통합돌봄 위한 민생법안"…의사-의료기사 '공방전'

홍효진 기자
2026.04.29 16:08

'의료기사법 개정' 두고 의사-의료기사 '충돌'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의료기사법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의사협회/사진제공=대한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의료기사법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의사협회/사진제공=대한의사협회

정부가 통합돌봄 정책 확대를 위해 의료기사의 '병원 밖' 업무를 허용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노인과 장애인, 만성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방문 재활' 서비스를 활성화하겠단 취지다. 다만 의사단체가 의사의 관리·감독을 약화한단 점에 반발하면서 법안 논의는 첫발도 떼지 못한 상황이다.

29일 국회·의료계에 따르면 의료기사법 개정안은 전날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안건에 상정되지 못했다. 해당 개정안은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 등 의료기사의 업무를 기존 의사·치과의사의 '지도 하'에서 '지도 또는 처방·의뢰'에 의해서도 가능하도록 그 범위를 넓힌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의사단체를 중심으로 의사 면허권을 침해한단 반발이 거세지면서 구체적인 개정 논의는 시작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의료기사가 의사·치과의사 '지도' 아래 수행하던 업무를 '지도 또는 처방·의뢰'에 의해서도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넓힌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어 이달 15일엔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나 치과의사가 의료기사에 원격지도'를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의료기사는 의료기관 외 장소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노인·장애인·만성질환자 등이 자신의 거주지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통합돌봄 제도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정부는 재택의료 중심의 제도 확대를 목표로 의료기사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의사들은 해당 개정안이 환자 안전을 위협하고 의료기사의 단독 개원을 부추긴다며 개정에 반발하고 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최근 관련 기자회견에서 "의사의 직접적 지도와 감독이 없는 상황에선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한 즉각적 대응이 어려워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처방·의뢰'에 따른 행위와 실제 수행 행위 간 책임 분리가 발생할 경우 법적 분쟁과 혼란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법 개정에 따른 업무 확대가 아니더라도 의사의 '지도' 하에서 방문 재활이 충분히 가능하단 입장이다.

반면 의료기사 단체는 이번 개정안이 초고령사회에 필요한 민생 법안이라고 주장한다.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집으로 찾아가는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의료기사법 개정안은 직역 간 다툼이 아닌 통합돌봄 제도의 제대로 된 작동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민생 인프라(기반 시설)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역시 "집에서 재활을 받지 못해 기능이 저하되는 현실, 병원 이동이 어려워 필요한 검사와 관리를 미루는 현실도 이미 존재하는 환자 안전 문제"라며 "(의사단체가 제기하는)쟁점은 법안심사소위에서 공개적으로 논의·조정해야 할 사안이며 심의 자체를 미루는 것은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업무 범위 조정과 안전성 검증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논의가 지연된 것 같다"며 "이를 위해 환자 안전에 대한 표준화된 업무 기준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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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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