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필수약 바닥… 7월 진료대란 경고등

소아 필수약 바닥… 7월 진료대란 경고등

정심교 기자
2026.05.18 04:16

병원 71%, 아티반 재고 위기, 당국 "공급사 바꿔 차질없다"
유통 정상화 '최소 반년' 소요...의료계 "정부 대처 안일" 비판

빠르면 한 달 내에 소아진료 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잇따른다. 소아·청소년병원 10곳 중 7곳이 '아티반'(성분명 '로라제팜') 같은 소아 필수의약품이 없거나 1~2개월분만 보유한 것으로 집계돼서다. 정부는 필수의약품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진료현장에선 '탁상공론'이라며 날을 세우는 형국이다.

17일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최근 협회가 실시한 긴급 실태조사에 참여한 회원병원 35곳 가운데 71.4%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었다. 설문조사에서 '아티반 주사제 재고와 이에 따른 진료차질 정도'에 대해 응답한 병원의 34%는 '이미 재고가 소진돼 응급환자 발생시 처치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답했다. 또 37%는 '1~2개월 내 소진될 예정으로 당장 7월 이전에 치료대란이 확실시된다'고 답했다.

아티반은 소아경련 환자에게 사용하는 1차 치료제로 이 약을 주사하면 10분 이내에 경련을 멈추고 영구적인 뇌손상을 막는다. 대체 약은 있지만 호흡기질환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1월 기존 공급사인 일동제약은 수익성 저하, 설비 노후화 등을 이유로 로라제팜 주사제의 공급중단 계획을 보고했다. 업계에 따르면 아티반 약가는 앰플당(2㎎ 기준) 782원으로 껌 한 통 값도 안되는 수준이다. 생산원가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 생산업체가 채산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일동제약은 지난해 말까지 제품을 생산한 뒤 올들어 생산시설을 정리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급불안이 제기된 로라제팜 성분 주사제의 공급이 지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진제약이 물려받아 해당 의약품을 지속공급하기로 하면서다. 삼진제약은 생산과 공급에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달 중 식약처에 변경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관련절차를 신속히 검토하겠다"며 "로라제팜 주사제의 변경허가 이후에도 의료현장 공급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진료현장에선 재고부족을 호소하며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용재 협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열성경련 환아의 필수 주사제인 아티반의 공급중단 선언 이후 보건당국은 특별한 대책이 없다가 최근 언론의 지속적인 우려가 나오자 부랴부랴 기술이전 등으로 아티반 공급공백을 해소했다고 전했다"며 "하지만 소아·청소년병원 35곳 중 25곳이 아티반 재고가 바닥 상태에 있어 당장 이 질환 환아의 치료에 차질을 걱정한다"고 토로했다.

아티반 기술이전 등 식약처가 약속한 조속한 심사가 이뤄지더라도 위탁생산 협상부터 안정적 유통까지 통상 6~12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티반 재고가 바닥인 71%의 소아·청소년병원은 최소 6개월 이상은 공급공백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이날 이홍준 협회 부회장(김포 아이제일병원장)도 "소아의 필수 주사제 아티반뿐 아니라 그동안 이같은 소아 필수약 품절사태가 지속해서 발생했는데 보건당국은 매번 반복되는 현상을 왜 남의 일처럼 지켜만 보는지, 혹시나 소아·청소년 필수약의 원활한 공급에 손을 놓은 것인지, 소아·청소년 진료를 포기한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든다"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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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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