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 유전자 73개 제거한 항암 살모넬라 균주 개발…T세포 면역 기전 세계 최초 규명
임상용 완제품 생산 완료…내년 호주 1상 거쳐 기술수출 및 기업공개(IPO) 순차 추진

식중독균으로 알려진 '살모넬라'의 차세대 면역항암 플랫폼 가능성을 규명한 국내 바이오기업 씨앤큐어의 연구가 글로벌 학술지에 게재됐다. 특히 기존 항암 면역치료의 한계였던 면역세포의 탈진을 막아내는 혁신적 기전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이미 임상용 완제품 생산을 완료한 씨앤큐어는 내년 글로벌 임상 진입을 통해 상업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18일 씨앤큐어에 따르면 회사가 개발한 항암 살모넬라 균주 연구가 국제 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7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독성 유전자를 대거 제거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항암 살모넬라 균주 개발을 비롯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유전체 수준에서 최초로 분석한 것이 골자다. 테라노스틱스는 인용지수(IF) 13.3의 국제학술지로 진단과 치료를 아우르는 중개연구 분야에서 영향력이 높은 저널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화순전남대병원장이자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교실 교수인 민정준 씨앤큐어 대표와 홍영진 교수(미생물학교실) 공동연구팀이 수행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CNC018'은 살모넬라 티피뮤리엄(Salmonella typhimurium) 야생 균주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항암 면역치료용 균주다.
연구팀은 인간 세포 침입에 관여하는 유전자군(SPI-1)과 면역세포 내 생존에 필요한 유전자군(SPI-2)을 포함해 총 73개의 독성 관련 유전자를 비가역적으로 제거했다. 이를 통해 야생 균주 대비 독성을 100만배 이상 낮추면서도 종양 조직을 선택적으로 찾아가 증식하는 특성은 유지했다. 동물실험에서도 정맥 투여 후 유의미한 독성 없이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연구진은 CNC018이 면역세포의 항암 활성을 높이고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 투여 시 치료 효과를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세균치료제가 단순히 종양을 공격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끌어올리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라는 평가다.
민 대표는 "이번 연구는 살모넬라 항암 균주의 안전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면역학적 작동 원리를 구체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학계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씨앤큐어는 이번 논문의 기반이 된 CNC018을 토대로 항암제 파이프라인 'CNC101'을 개발하고 있다. CNC101은 실제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제조공정을 구축한 정맥주사형 세균치료제다. 최근 임상시험용 완제품 생산을 완료한 상태로, 내년 상반기 호주에서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할 예정이다.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한 뒤 미국에서 임상 2상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초기 임상을 해외에서 진행하는 배경은 규제 환경이다. 미국과 유럽 등은 살아있는 미생물을 활용한 치료제를 별도 범주로 관리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관련 규제 체계가 세부적으로 마련되지 않았다. 때문에 해외에서 파이프라인 임상 경쟁력을 우선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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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 측면에서도 씨앤큐어는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서 세균치료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상당수는 경구용 제형이다. 반면 씨앤큐어는 살아있는 세균을 정맥으로 직접 투여하는 IV(정맥주사) 제형을 확보했다.
박중곤 씨앤큐어 공동대표는 "살모넬라 기반 세균치료제를 정맥주사 형태로 개발해 임상 단계까지 진입한 기업은 글로벌 기준으로도 극소수"라며 "살모넬라 기반 IV 세균치료제로 범위를 좁히면 중국과 미국, 한국(씨앤큐어) 3개 기업 정도가 경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맥주사형 세균치료제의 진입장벽은 제조공정 자체에 있다. 살아있는 세균을 혈관에 직접 투여하기 위해서는 독성을 제어하면서도 균주의 활성을 유지해야 한다. 씨앤큐어는 약 4년에 걸쳐 관련 생산 공정을 구축했으며 이미 임상용 완제품 생산까지 마쳤다. 임상 1상에서 확보할 안전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술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씨앤큐어는 시리즈B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앞서 시리즈A 투자와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를 통해 약 90억원 규모 자금을 확보했고, 최근 전략적 투자(SI)와 정책금융 자금도 추가 확보했다. 임상 진입 이후 기술수출을 추진하고 이후 기업공개(IPO)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민 대표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사람에서의 안전성 데이터로 임상 1상에서 이를 확보하면 본격적인 기술이전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글로벌 임상과 사업화를 통해 새로운 암 치료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