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 제약바이오사업단장, 바이오 USA서 업계 다음 과제 '기술' 아닌 '연결' 진단
"단순 기술 알리기 넘어 사업개발(BD) 조직과 직접 연결이 빠른 성과 핵심 열쇠"
진흥원, 'K-Pharma Bridge' 등 통해 지원 사격…공급자 중심 R&D 지원서 진전

"좋은 기술만으로는 글로벌 기술이전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제는 글로벌 빅파마와 연결하는 '딜메이킹'(Dealmaking)이 정부 지원의 핵심 역할이다"(김용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사업단장)
김용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사업단장이 바라본 K-바이오의 다음 과제는 '연결'이었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개발(R&D) 경쟁력은 이미 글로벌 수준에 올라섰지만, 실제 기술이전과 공동연구로 이어지는 사업개발(BD) 역량은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에 정부 지원도 연구개발 자금 지원을 넘어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기업을 연결하는 '딜메이킹 플랫폼' 구축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단장은 지난 22~25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USA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연구개발은 공급자 중심으로 할 수 있지만 기술이전 시장은 철저하게 수요자 중심"이라며 "정부도 단순히 R&D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가 원하는 기술을 연결하고 실제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 USA와 같은 글로벌 행사도 단순한 전시회나 네트워킹 행사로 접근해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제언했다. 김 단장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전략적 협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은 학회에서 많은 미팅을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 의사결정 구조와 정확하게 연결되지 않으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아 정확한 루트를 통해 본사 사업개발(BD) 조직과 연결하는 것이 훨씬 빠른 성과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 진흥원의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으로 'K-Pharma Bridge'는 글로벌 제약사가 필요한 기술 분야를 제시하면 이에 적합한 국내 바이오텍을 연결하고 공동연구와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암젠과 로슈, 다케다 등 글로벌 제약사들과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참여 기업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김 단장은 "처음에는 몇 개 기업과 시작했지만 지금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먼저 참여를 희망할 정도로 프로그램이 자리 잡았다"며 "파트너십 지원 전담 조직도 별도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지원도 단순한 만남을 주선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글로벌 제약사와 의미 있는 협업 가능성이 확인된 기업에는 후속 사업화 지원도 단계적으로 이어진다. 초기에는 데이터 보완과 사업화 준비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고, 협력이 구체화되면 추가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브릿지 R&D 사업까지 연계해 기술사업화 전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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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단장은 "기술이전은 미팅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추가 데이터 확보와 독성시험, 계약 협상 등 수많은 과정이 필요한 만큼 기업들이 필요한 시점에 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바이오텍의 가장 큰 약점으로 BD 역량을 꼽았다. 대부분 바이오벤처는 연구개발 중심의 소규모 조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이나 계약, 특허와 법률 검토 등을 담당할 전문인력을 두기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김 단장은 "대부분 바이오텍은 연구개발만으로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라며 "법률과 특허, 계약 협상, 딜메이킹 교육 등 글로벌 시장에서 실제 필요한 역량을 함께 지원해야 기술수출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시장은 수요자가 원하는 기술을 찾는 구조"라며 "정부도 공급자 중심의 R&D 지원에서 벗어나 글로벌 빅파마가 원하는 기술과 데이터를 갖추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발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향후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항암과 대사질환, 중추신경계(CNS)를 꼽았다. 특히 항체-약물접합체(ADC), PROTAC, SC 제형변경 플랫폼,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등 플랫폼 기술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바이오 USA에서 한국 기업들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을 실감했다"면서도 "다만 상당수 바이오벤처는 여전히 투자 위축과 자금난을 겪고 있는 만큼, 글로벌 수요에 맞춘 전략적 네트워킹과 사업개발 지원이 K-바이오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