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주치의제' 시범사업 참여 공모
한의사 단체 "한의원 제외, 정책 형평성 어긋나"
의사 단체 "한의사들, 주장 왜곡…스스로 신뢰 훼손"
'주치의제 도입' 의료계 의견도 분분

'한국형 주치의제' 사업이 시행을 앞둔 가운데 의사와 한의사 간 직역 갈등이 재점화된 분위기다. 한의사 단체는 사업 참여 기관에 한의원이 제외된 것을 두고 정책 형평성을 문제 삼고 있다. 반면 의사 단체는 "과학적·의학적 전문성을 반영한 추진 방향"이라며 한의사 측 주장을 일축하고 나섰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8월5일까지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참여 기관을 공모한다. 복지부는 세부 협의를 거쳐 의원 약 100곳을 최종 선정, 이르면 오는 9월부터 3년간 시범사업에 나선다. 이를 통해 정부는 50세 이상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의사·간호사·물리치료사·영양사·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팀 기반 일차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 시행을 앞두고 의사와 한의사 간 직역 갈등도 심화된 모양새다.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사업 참여 의료기관 공모에서 한의원이 배제된 점에 "국민 진료 선택권을 제한하는 양방 편향적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 일부 주요 보직이 의사 출신인 점을 두고도 "의사 중심으로 정책 논의가 기울 우려가 있다"며 "직역 간 균형 있는 인사 운영과 정책 결정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어르신 한의 주치의제' '장애인 한의 주치의제' 활성화를 비롯해 △농어촌 보건의료수가 시범사업 내 한의사 및 한의과 공중보건의사 활용 △한의사 엑스레이 등 진단기기 허용 등 한의사 인력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한의협 측 주장에 반박했다. 특히 한의협이 정부 일부 보직이 의사 출신임을 비판한 것에 대해 의협은 "왜곡된 주장"이라고 날을 세웠다. 의협은 최근 관련 입장문에서 "의료 정책은 과학적 근거와 의학적 전문성, 국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한의협은 협회 측 요구가 미반영된 것을 특정 직역 출신 공무원 문제 탓으로 돌리며 왜곡된 주장을 반복 중이다. 근거 없는 주장으로 스스로의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한편 의료계 내부에서도 주치의제 도입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의협은 주치의제에 대해 △주치의제의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고 △사업 성과지표 내 '유출률'(타 의원 이용 비중)이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권 등을 제한하며 △진료 보상체계에 반영된 통합 수가제가 의료기관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반대하고 있다.
반면 주치의제가 중증·응급환자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단 의견도 있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는 "지역·필수 의료 종사자 수 자체가 부족한 현 상황에선 환자 상태 악화를 막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주치의제를 통해 합병증 등을 방지하면 중증·응급환자 발생률을 줄여 결과적으로 의료비 지출 증가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 의료진과 환자 간 소통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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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는 한국형 주치의제와는 별도로 추진 중인 '한의 주치의'에 대해서도 하반기 내 시범사업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는 9월까지 구체적인 사업안 관련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하반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통과를 목표로 한의 주치의제 사업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2026~2030)'을 통해 △어르신 한의 주치의 신규 도입 △한의 방문진료·재택의료 제공 확대 △한의약 난임 치료 지원 강화 등 한방 관련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