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표적이 항암제 유인"…혈액암 약 '리툭시맙' 내성 새 원인 규명

"가짜 표적이 항암제 유인"…혈액암 약 '리툭시맙' 내성 새 원인 규명

홍효진 기자
2026.07.2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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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 CD20 양성 세포외소포체, 항암 항체효과 떨어뜨려"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연구진.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연구진.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국내 연구진이 림프종 치료제 '리툭시맙' 내성의 새로운 원인을 규명했다.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연구진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에서 리툭시맙의 치료 효과를 저해하는 신규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예측할 수 있는 혈액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제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혈액암 저널'(Blood Cancer Journal) 최신 호에 게재됐다.

림프종은 우리 몸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가 암으로 변해 생기는 혈액암이다. 미만성 거대 B세포림프종은 B림프구에서 기원하는 가장 흔한 유형으로, 진행이 빠른 공격성 암이지만 적절한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미만성 거대 B세포림프종 치료엔 표적 항암제 리툭시맙이 흔히 쓰인다. 리툭시맙은 암세포 표면의 'CD20'이란 표식을 알아보고 달라붙어,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도록 이끄는 유도미사일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40~50%에선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내성이 나타나, 그 이유와 해결책을 찾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그간 연구를 통해 표적인 CD20이 사라지는 것 등이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내성 발생 원인을 다 설명하진 못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은 종양세포에서 분비되는 'CD20 양성 세포 외 소포체'가 리툭시맙을 먼저 결합해 항체가 실제 종양세포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는 '항원 미끼'(Antigen decoy)로 작용한단 새 내성 기전을 밝혀냈다. 진짜 표적 대신 가짜 표적에 유인돼, 항암제가 암세포에 닿기도 전에 소진된단 설명이다.

실제 4차원 광학현미경 관찰에서도 리툭시맙이 암세포 표면 대신 세포 외 소포체에 달라붙어, 암세포엔 항체가 덜 결합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새로 진단받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의 혈청을 분석, CD20 양성 세포외소포체를 정량화했다. 이후 학습 코호트(동일집단)와 독립 검증 코호트에서 치료 전 CD20 양성 세포외소포체 수치가 높은 환자일수록 질병특이생존율(특정 질병으로 사망하지 않은 이들의 비율)과 전체생존율이 유의하게 낮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예후 예측 능력은 국제예후지수(IPI) 보정 후에도 독립적으로 유지됐다. 세포실험에서도 종양 유래 CD20 양성 세포외소포체가 림프종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고 리툭시맙의 항암 효과와 면역세포 매개 세포독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석진 교수는 "혈액 속 세포외소포체가 치료 항체와 결합해 종양 세포에 대한 항종양 효과를 떨어뜨리는 새로운 내성 기전을 제시한 연구"라며 "치료 전 혈액검사만으로 리툭시맙 반응과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 가능성을 제시하고, 향후 항체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신규 치료 전략과 정밀 의료 발전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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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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