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환자 대응력 90%로" 10년째 지킨 '골든아워'…아주대 외상센터, '국가 거점' 노린다

"외상환자 대응력 90%로" 10년째 지킨 '골든아워'…아주대 외상센터, '국가 거점' 노린다

홍효진 기자
2026.09.2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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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경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권역외상센터 '개소 10주년'…'거점외상센터' 도전
"병상 2배 이상 확대 계획…환자 대응력 90%까지 강화"

 정경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이 최근 본원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정경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이 최근 본원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경기 남부 외상 환자의 최대 90%까지 소화할 수 있도록 규모와 치료 역량을 키우려 합니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은 최근 본원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센터의 중장기 목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올해 개소 10주년을 맞은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이하 아주대 외상센터)는 보건복지부의 신규 사업인 '거점외상센터' 선정에 도전하며 다음 도약을 준비 중이다. 거점외상센터는 일부 권역에서 수용이 힘든 중증외상환자까지 책임지는 '최전선의 최전선' 역할을 맡게 된다. 올해 처음으로 2곳을 선정한다.

아주대병원은 2002년 국내 첫 중증외상 진료체계를 구축하며 고난도 치료 역량을 쌓아왔다. 연간 4000명, 하루 평균 10명의 외상 환자를 진료한다. 의료진의 노력으로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2015년 13.1%에서 2024년 2.6%로 크게 감소했다. 미국 내 외상센터 500여곳과 견줘도 상위 1% 수준이다.

정 센터장은 "거점외상센터 선정 시 중환자실·일반병실 병상을 2배 이상 늘려 진료 수준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병상이 늘면 지역 내 환자의 80~90%까지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선배 외과 의사이자 전임 센터장인 이국종 현 국군대전병원장의 뒤를 이어 6년째 아주대 외상센터를 이끌고 있다. 다음은 정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거점외상센터 구축 사업에 도전하는 이유는.

▶인구 1000만명인 경기 남부를 단독으로 맡는 아주대 외상센터는 병상 부족이 여전히 만성적인 문제로 꼽힌다. 거점외상센터로 선정되면 병상 확충과 동시에, 외상센터와 원거리 지역을 잇는 닥터헬기(의료용 헬기) 이송체계도 함께 강화할 수 있다. '적절한 환자'를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장소'로 옮기는 체계를 더 정밀하게 완성하기 위해 거점외상센터에 도전했다.

-아주대 외상센터의 대응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 센터는 현재 지역 내 환자 60~70%를 소화하고 있다. 초기부터 우수한 외상 체계로 오랜 기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인구 규모상 기본 중증외상 환자 수가 타 권역보다 많은 데다, 최근 응급실 미수용(뺑뺑이) 문제로 이미 다른 권역에서도 환자들이 넘어오고 있어 규모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거점외상센터가 되면 중환자실 병상을 40개에서 60개로 늘리고 일반병실 병상은 60개에서 80개, 최종적으로는 향후 5년간 240개까지 확대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일반병실 병상을 유독 확대하려는 이유는.

▶중증외상 환자의 초기 이송과 처치 수준이 향상되면서 중환자실 치료 후 회복 단계로 넘어가는 환자도 늘고 있다. 최근 통계를 보면 중증외상 환자의 일반병실 입원 일수가 중환자실 입원 일수보다 3배 이상 긴 것으로 나타난다. 일반병실이 부족하면 중환자실 치료를 마친 환자를 제때 병실로 옮기지 못하고, 결국 중환자실 병상 회전이 지연돼 새 중증외상 환자를 수용할 여력까지 줄어들게 된다. 전체 외상병상의 효율적인 순환 등을 위해 일반병실 병상을 중환자실의 약 4배 규모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주대병원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아주대병원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국내 중증외상의료 시스템 도입 초기부터 외상 외과 의사로 일해왔다. 현재 시스템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이 감소 중인 건 분명한 성과다. 1990년대 후반엔 50%대였던 수치가 2023년 9%대로 떨어졌으니까. 다만 여전히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증외상 환자는 사고 발생 시점부터 병원에서 치료받는 모든 과정이 1시간 안에 이뤄져야 한다. 이를 '골든아워'라고 부르는 이유다. 수십년간 숱한 의료진의 노력으로 환경은 많이 나아졌지만 살릴 수 있음에도 살리지 못하는 환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에도 서울에서 발생한 중증외상 환자가 색전술(출혈 부위의 혈관을 막는 시술)이 가능한 병원을 못 찾아 7시간에 걸쳐 우리 병원까지 온 사례가 있었다. 이 환자도 치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중증외상 환자 이송체계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중증외상 환자 이송은 기존 응급의료 체계가 환자를 응급실로 분산·전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렇다 보니 실제 최종 치료 역량과 충분히 연계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중증외상 환자를 최종적으로 치료할 외과·신경외과·심장혈관흉부외과·정형외과 등 전문 인력과 수술실·중환자실 병상이 충분하지 않으면 응급실이 있어도 정작 환자에게 필요한 최종 치료를 제공하기 어렵다. 지금은 병원마다 응급실이 있어도 치료할 의사와 병상이 없어 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구조다.

-환자 분류 기준도 재정비해야 한단 의견이 있다.

▶고위험 분류가 애매한 환자를 포함할 기준이 없어서다. 응급의료 단계에서 환자 상태의 중증도를 실제보다 높게 판단하는 '과잉 분류'(오버트리아지·Overtriage)가 이뤄져야 한다. 다소 과하게 분류하더라도 생명에 지장이 생기거나 상태가 악화하는 환자가 없도록 해야 한단 뜻이다. 아주대 외상센터가 단독 건물형으로 운영되면서 외상전담전문의들이 '문지기' 역할을 하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외상전담전문의가 수술실에서 환자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이송 단계부터 직접 관여해 중증도를 판단하고 적절한 환자를 신속하게 외상센터로 수용하는 구조다. 실제 연간 약 4000명의 외상센터 환자 중 일반 응급실을 거쳐 오는 환자는 700~800명에 불과하다.

-권역외상센터 운영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는 점은.

▶권역외상센터는 원칙적으로 인구·외상 발생이 밀집한 곳에 규모를 크게 짓고 원거리 지역은 헬기 이송으로 집중화시켜야 한다. 시도 단위로 분산된 전국 센터를 인구와 외상의료 수요 등에 기반해 단계적으로 규모를 재조정해야 한다.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도 2년 주기로 전국 권역외상센터 데이터를 취합하는 현재 방식보단 실시간 통계 구축이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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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머니투데이 홍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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