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구의 눈물, '지투'(G2)의 웃음

[기자수첩]지구의 눈물, '지투'(G2)의 웃음

조철희 기자
2009.12.20 15:17

국내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지구의 눈물' 시리즈에서는 심각한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과 아마존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반면 기후변화 대응에 막중한 책임이 있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들에게선 얄밉게도 '웃음기'가 엿보인다.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5)는 결국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 협약을 마련하지 못한 채 폐막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담판 끝에 '코펜하겐 협정'(Copenhagen Accord)을 마련했지만 끝내 많은 이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 협정은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도 합류한 협상에서 도출됐다. 그러나 그들은 들러리에 지나지 않았다. 2주일 동안 전체 당사국들이 머리를 싸매고 논의를 해봤지만 미국과 중국의 '결단' 없이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결국 회의 막판 두 초강대국 'G2'에 의해 모든 것이 판가름 났다. 결론은 구체적 합의를 '잠시 미루자'는 것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들만의 합의'를 '획기적 진전'으로 평가했다. 높은 수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내놓은 것도 아니고, 막대한 후진국 지원을 약속한 것도 아니어서 미국으로선 '득'이 있는 결과였다. 그렇기에 오바마 대통령은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함께 얼굴에 웃음기를 띄었다.

중국 관영 신화 통신 역시 양제츠 외교부장의 말을 인용, 회의에 참석한 원자바오 총리가 전세계에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공치사를 늘어놨다.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명분을 가진 중국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까지 더해 협상 내내 소극적이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소극적 결과' 밖에는 나올 수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독일 DPA통신은 관련 기사에서 "국제질서가 'G2'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국제적 의제를 제기하려면 이를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펜하겐(Copenhagen)이 희망을 반영한 '호펜하겐'(Hopenhagen)이 되길 기대했던 이들에게 이번 회의는 미국과 중국 '그들만의 희망'을 확인한 계기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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