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산층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가정들이 몰락하는 위기가 올 겁니다"
지난해 만난 대형 보험사의 고위급 임원이 올해쯤 벌어질 '실업대란'에 대해 우려했던 말이다.
금융위기를 혹독한 `제 살 깎기`로 버텨낸 세계 각국은 이제 실업 위기라는 공동 과제에 직면해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10%대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고, 유로존마저 지난해 11월 10%로 두자릿수 실업률에 진입했다. 이같은 실업률은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취업자수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하며 일자리수가 1500만개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장년과 청년층 실업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이다. 이는 아버지와 아들이 모두 실업자로 전락하며 가구내 수입원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는 올해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한다. 현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55∼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712만명 중 약 311만명이 2010∼2018년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제 한참 취업에 나서는 청년층은 이들의 자녀 세대이다. 부모에 이어 이들의 아들, 딸마저 신입사원 채용 감소로 인해 청년실업자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청년(15~24세) 고용률은 지난해 2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내 소득이 없다는 것은 곧 가족, 나아가 이 사회를 굳건히 떠받치는 시민층이 몰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진으로 모든 것을 잃은 아이티마냥 사회 불안이 가중되고 국가 체제는 존립 명분마저 상실한다. 앞서 `중산층의 몰락`을 예견한 한 임원의 고뇌가 현실화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또한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는 한 경제 회복도 쉽지 않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부자 및 부부 실업 가능성이 높아진 지금, 정부의 현명한 정책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더 이상 대한민국의 건전한 가정들이 깨져나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