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헝가리와 6.2 선거의 닮은 점

[기자수첩]헝가리와 6.2 선거의 닮은 점

송선옥 기자
2010.06.07 15:31

그리스에 이어 헝가리 사태를 보면서 동화 ‘양치기 소년’을 떠올린 건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 같다. 그동안 거짓말을 일삼던 소년은 늑대의 습격을 받았을 때 도움을 받지 못했다. 바로 ‘신뢰’를 잃어버려서다.

지난 4일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를 1만선 아래로 끌어내린 헝가리 정부 대변인의 발언은 너무 무책임했다. 전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더라도, 설령 사실이었을 망정 자국이 디폴트 위기에 있다는 발언은 누구를 위한 언급인지 답답해 보이기까지 한다.

유로화 경제권인 유로존이 지금과 같은 위험에 처해있지 않다면 헝가리 대변인의 발언은 그저 그런 정쟁으로 비쳐줬을 것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유로화는 4년래 최저로 떨어졌고 유로존 붕괴 움직임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예사로울 수 없다.

물론 헝가리의 속내도 단순치는 않았을 것이다. 헝가리, 라트비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 간신히 꺼져가던 경제회복의 불을 되살렸다. 하지만 회생의 결과도 만만치 않다.

구제금융에 뒤이은 혹독한 긴축정책은 정치적 리스크로 돌아와 국민의 신뢰를 잃게 했다. 의회 다수 의석의 상실, 총파업 등은 동유럽의 정치적 리스크를 돌아보게 한다. 국민의 신뢰를 얻자니 경제 회복이 우려되고 무턱대고 긴축정책을 실행하기에도 정치적 부담이 크다. 앞으로의 긴축정책이 만만치 않을 것은 자명해 보인다.

그리스, 스페인 등을 포함해 비교적 성실한 독일도 긴축정책을 내걸며 유로존의 신뢰를 되살리려 하고 있지만 정치적 리스크는 여전할 전망이다.

지난 2일 치뤄진 한국의 지방선거도 ‘신뢰’가 문제였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에서 비교적 높은 경제 성장으로 선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안함이 암초로 작용하면서 여당은 결국 패배했다.

서울시만 보더라도 가까스로 당선된 여당 시장과 25곳중 21곳을 차지한 야당 구청장, 개혁 노선의 교육감의 불편한 동거가 정치적 리스크로 작용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신뢰를 잃어버린 양치기 소년의 외침은 결국 양떼를 잃어버릴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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