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환율 개입에 中 최대 수혜

日 환율 개입에 中 최대 수혜

조철희 기자
2010.09.17 16:24

가이트너 "中 위안화 이슈 서울 G20 의제로 상정"

일본 독단의 외환시장 개입이 미국, 유럽 등 선진권내 불화를 키우는 가운데 중국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위안화 절상폭을 놓고 중국과 신경전을 펼치는 마당에 느닷없는 '동맹' 일본의 통화절하 정책으로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 명분이 줄어든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일부 미 의원들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한 같은 날(15일) 시장개입에 돌입해 미국을 더욱 머쓱하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16일(현지시간) "중국이 통화조작국이라는 비판을 희석시킬 수 있게 됐다"며 "일본의 외환시장 단독 개입에 따른 최대 승자는 중국"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일본의 독자 개입을 실수라고 폄하했던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칼럼리스트도 이날 칼럼에서 "일본의 사례는 중국이 다음달 워싱턴에서 열릴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다른 국가들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실탄을 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의 시장 개입으로 중국이 위안화 절상 압력이나 국제사회의 비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탈출 카드'를 얻었다며 이같은 상황 변화가 미국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섹의 지적대로 위안화 절상 이슈를 부각시키기 위해 잔뜩 벼르고 있던 미국은 예상치 못한 일본 돌출행동으로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중국은 위안화가 상당폭 지속적으로 절상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했지만 말에는 힘이 빠져 있었다.

회의를 주도한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은행위원장은 일본이 환율을 '조작'(manipulate)하고 있다는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중국의 환율 조작을 조사하는 자리가 일본 성토장이 된 셈이다. 도드 위원장은 일본의 개입은 국제적 환율정책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또 일본의 엔 매도, 달러 매수로 인해 달러가 강세 전환하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가해지는 양적 완화 압력은 한층 강해졌다. FRB는 미 경제 둔화를 저지하기 위해 11월께 추가 국채매입을 통한 통화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으나 일본의 환 개입으로 이를 앞당길 가능성도 커졌다. 하지만 미국도 완화에 나서면 일본의 엔고 저지 효과가 상쇄돼 서로 입장만 난처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다.

유럽도 마찬가지이다. 때마침 유로존 수출이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일본의 엔화 약세 개입이 더욱 불만스럽게 여겨졌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이날 유럽정상회의 뒤 "중국의 위안화가 여전히 저평가 돼 있다"고 밝히고 "일본의 단독 개입은 글로벌 임밸런스를 해소하는데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이러한 우방간의 균열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FRB 전문위원인 팀 두이 오리건대 교수는 중국이 미 국채 보유비중을 줄이는 대신 일 국채 매입을 늘려 엔고 상황을 초래, 일본의 시장 개입을 유도했다고 분석한다.

일본의 통화절하 움직임으로 중국에 대한 위안 절상 압박이 완화된다는 논리이다.

한편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올 6월 중국이 위안화 환율 변동에 신축성을 부여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그후 절상폭은 불과 1%"라며 "미국 단독으로 혹은 다자간 접근을 통해 중국으로 하여금 행동에 나서게 할 수 있는 조치들이 무엇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이트너 장관은 "위안화 문제는 중국 교역상대국의 공통의 관심사"라며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 위안화 문제가 핵심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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