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한미 FTA 비준동의 촉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미 의회에서 새해 국정 전반을 보고하는 연두교서를 발표했다.
상하 양 의원들을 비롯, 사법 행정 등 3부 요인들의 기립 박수속에 연설대에 선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1시간여 진행된 연설에서 미래를 향한 '이기는 미국'을 강조하며 경제성장과 일자리, 재정 을 아우르는 전략을 제시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동의를 의회에 요청하는 한편 여러 차례 우방국 한국의 사례를 강조하며 북핵 문제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도 다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연설 첫 부분에 애리조나주 총격 사건의 희생자를 언급하며 단결과 화합을 강조했다.
◇재량예산 동결=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와 경쟁력 강화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겠지만 공공적자 감축을 위해 앞으로 5년간 재량 예산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3년간 동결을 약속했던 것을 2년 연장한다는 것이다.
이어 2015년까지 수출을 두배로 늘려 200만개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세계 질서의 변화와 관련,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급부상도 언급했다. 특히 중국은 미래세대의 교육을 강화하는 등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면서도 "세상은 변했지만 이런 변화는 우리를 좌절시키기보다 자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을 보라..또 여러 차례 언급=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로 일자리 7만개를 만들 수 있다며 "민주당과 공화당은 물론 노동계와 재계에서도 과거에 없던 지지를 얻는 이번 FTA를 의회가 조속히 통과시켜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여러 차례 한국의 사례를 들어 교육과 사회인프라 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교육개혁을 강조하면서 "부모 다음으로 자녀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교사"라며 "한국에서 교사는 국가를 건설한 사람들로 여겨지고 있으며 미국도 이제 교사들을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존경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가정의 인터넷 접근성은 우리(미국)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에서 우리는 동맹국인 한국을 지지하며 북한에는 핵무기 제조를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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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 총격, 단결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첫 머리에서 이달 초 애리조나 총격 현장에서 머리에 총상을 이고 투병 중인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과 숨진 9살 소녀 크리스티나 테일러를 언급했다.
병상에 누운 기퍼즈 의원은 불참했지만 동료 의원들은 그의 빈 자리를 남겨뒀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자리를 보면서 위로를 전했고 참석자들은 전원 기립박수로 기퍼즈 의원의 쾌유를 빌었다.
오바마는 이어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숨진 9살 소녀의 꿈이 우리 모두의 꿈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고 미국이라는 한 국가 안에서 단결하자고 당부했다. 오바마는 국정방향을 둘러싼 논쟁은 불가피하지만 미국민의 행복을 위한다는 목표는 같다며 "오늘 우리가 여기 함께 앉은 것도 매우 좋지만 내일은 함께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1년 '9.11' 테러 당일에 태어나 '희망의 얼굴'로 불렸던 소녀의 죽음은 미국민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추모식에서 50초간 말을 잇지 못하고 슬픔을 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녀의 유가족은 본회의장 2층 앞줄에 미셸 오바마와 나란히 앉아 연설을 지켜봤다.

◇유연해진 오바마, 재선 의식?= 이번 국정연설은 지난해와 몇가지 차이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평범하게 재선하느니 차라리 훌륭한 단임 대통령이 되겠다며 개혁입법 의지를 보였다. 반면 올해는 미국민의 단결, 정파간 대화를 촉구하는 등 한결 유연한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 짙은 감색 양복에 붉은 줄무늬 넥타이로 젊고 강렬한 인상을 줬던 데 반해 올해 옅은 푸른색 넥타이를 선택했다. 단호함에서 부드러움으로 선회한 모습은 2012년 재선을 염두에 두고 최근 중도 성향 정책을 제시한 것과 같은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머 감각도 발휘했다. 연설 중간 규제 일관성을 강조하면서 "미국 내무부는 잡은 연어를 맑은 물에 넣으라 하고 상무부는 바닷물에 넣으라 하는데 심지어 이 연어를 훈제하려면 내무부와 상무부의 논쟁은 더 복잡해진다"는 시중 우스개를 전했다. 이 말을 듣던 게리 로크 상무장관도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오바마가 이처럼 변화를 보였지만 민주·공화 양당의 반응은 여전히 엇갈렸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규제 완화를 말하면서도 금융개혁과 의료보험법 개혁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하자 청중석의 민주당 의원들은 기립 박수로 환호한 반면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측은 침묵을 지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미셸 옷 '디자인 by USA'= 미셸 오바마는 여느 때처럼 패션으로 화제가 됐다. 이날 미셸은 미국 디자이너 레이첼 로이가 만든 절제된 흰색 드레스를 입었다.
미셸은 지난 19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을 맞이할 때 입었던 붉은 드레스가 영국인 디자이너 고(故) 알렉산더 매퀸의 작품으로 알려지며 구설에 올랐다. 미국 패션가에선 미셸이 자국 패션업계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홈페이지에서 실시 중인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약 40%가 이번 국정연설에 'A'를 줬다. 오바마의 변화가 일반인들에게 비교적 긍정적 반응을 얻은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