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초기대응 미흡 '간 총리 행차 때문?'

후쿠시마 원전 초기대응 미흡 '간 총리 행차 때문?'

홍찬선 기자
2011.03.28 19:16

긴급조치 준비할 때 간 총리 현장 방문, 12시간 대응 늦춰져

- 日정부 대지진 당일 후쿠시마 제1원전 멜트다운 예상

일본 경제산업성 원자력안전-보안원은 대지진이 발생했던 지난 11일 밤에 이미 후쿠시마 제1원전이 3시간 뒤에 ‘멜트 다운(원자로가 고온으로 녹아내리는 현상)’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했다고 교도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이외에도 보안원은 12일 새벽에 평상시보다 높은 수준의 방사성 요오드를 검출했으며, 이에따라 원자로 안의 압력을 낮추기 위한 비상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조치의 시행은 12시간 정도 늦어져 취해졌고 그사이 수소폭발이 일어나는 등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멜트다운의 전단계인 ‘원자로 손상’을 보여주는 요오드가 검출돼 정부 내 전문가 사이에서는 위기감이 높아져 응급조치를 즉시 실시해야 할 국면이었다. 이 때 등장하는 것이 간 나오토 총리이다. 간 총리는 12일 아침, 원자력위원회의 다라메 위원장과 함께 현장을 시찰했다.

정부와 여당 내에서는 멜트 다운의 징후가 나타나는 비상시에 시찰을 감행해 응급조치 실시를 포함한 정책결정이 늦어져 초기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초기 대응이 늦어져 사태가 더욱 심각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총리와 다라메 위원장의 책임문제가 불거질 전망이다.

정부의 원자력재해대책본부의 문건에 따르면 보안원은 11일 오후 10시에 ‘후쿠시카 제1원전 2호기의 향후 상태 평가결과’를 작성했다. 원자로 안으로 주수(注水

)기능 정지로 50분 후에 ‘노심(爐心)노출’이 일어나 12일 오전 0시50분에는 노심이 용해하는 ‘멜트 다운’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12일 오전20분에는 방사성물질을 포함한 증기를 배출하는 응급조치인 ‘벤트(밸브 개방)’를 실시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보안원 당국자는 “최악의 사태를 예측했던 것‘이라고 했다. 평가결과는 11일 오후10시30분, 총리에 보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밸브 개방(벤트) 12시간 늦어져 수소폭발 초래, 사태 악화됐다" 비판론

그 뒤 2호기 원자로 압력용기 안의 수위가 안정됐지만 12일 오전1시 전에는 1호기의 원자로 격납용기의 압력이 급격히 상승했다. 4시경에는 1호기의 중앙제어실에서 매시 150 마이크로 시버트의 감마선이, 5시경에는 원전 정문부근에서 요오드가 검출됐다.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도쿄전력 간부와 다라메 위원장 등이 협의해 1,2호기 원자로 안의 압력을 낮추기 위해 벤트(밸브 개방)의 필요성을 확인, 4시에는 보안원에 실시를 상담했다. 또 간 총리는 5시44분, 원전 반경 10km 밖으로의 대피를 지시했다.

하지만 도쿄전력이 벤트 실시를 정부에 통보한 것은 총리의 시찰이 끝난 뒤인 오전 8시30분, 작업에 착수한 것은 9시4분이었다. 배출에는 2개의 밸브를 열 필요가 있지만 부착된 공기압축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한개는 열리지 않았다. 때문에 대체용 공기압축기의 조달에 약 4시간이 소비됐고 배출이 시행된 것은 오후2시반이었다. 최초로 결정했던 것보다 반일(12시간)정도 지체된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총리의 시찰로 벤트 실시 절차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정부 당국자는 “벤트 실시로 현장에 있는 총리를 피폭시킬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 현장작업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정부에 가까운 전문가는 “시간적 손실이 컸다”며 벤트의 지연이 바닷물 주입의 지연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1호기에서는 배출 개시부터 1시간 뒤 수소폭발로 1호기 건물의 외벽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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