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위기해결 한목소리 불구 "말잔치 그쳐" 평가…EFSF 논의 부진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는 16일(현지시간) 그리스 추가지원과 관련, 오는 10월까지 차기 지원분 지급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초 9월 지급 예정이었으나 한 달 미루어진 것이다.
유로존 17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이례적으로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까지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그리스가 약속대로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것을 조건으로 80억 유로의 구제금융 지급 여부를 10월 상순까지 결정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유로존은 지난 7월 약 1600억 유로 규모의 그리스 추가지원에 합의했으나 그리스 정부가 최근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전망을 밝히면서 각국에서 비판이 쏟아졌으며 디폴트 우려도 확산됐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이어 실제로 지원이 이뤄지면 그리스는 올해 연말까지 자금을 확보하게 돼 디폴트 우려는 한풀 꺾일 가능성이 있다. 이날 그리스 대표단도 재정적자 감축 노력을 다시 약속하며 다른 국가들을 설득했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에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탓에 이날 회의는 그리스에 대한 지원과 위기 확대 저지를 위한 정치적 결의를 보여주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말잔치'로 그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관심이 모아졌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논의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처음으로 회의에 참석한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리먼 쇼크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특히 "유럽 각국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위기 상황에서 일치단결해야 한다"며 "느슨한 회담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유럽은 국가채무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며 "유럽의 운명을 다른 손에 맡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럽이 침체를 피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돕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감세나 추가적인 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재정 부양 정책에 대해서는 미국과 조금 견해 차이가 있다"며 "유로존에서 새로운 부양책을 시행할 만한 어떤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또 임기 막바지에 이른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문제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며 위기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담당 위원은 "하반기 들어 회복이 멈추고 있지만 다시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진 않는다"면서도 "불확실성과 금융시장의 스트레스는 실질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고 성장 전망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와 관련, 마크 루스치니 재니몽고메리스콧 투자전략가는 "유럽 국가채무위기 상황은 현재진행중"이라며 "시장이 잘 돌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논쟁하느라 행동이 늦어지고 있다"며 "이는 더 심한 혼란을 이끌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