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2년반짜리 단기 대출제도 신설 "전염의 고리 끊겠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2일(현지시간) 6개월에서 최대 2년 6개월까지 빌릴 수 있고 그 조건도 대폭 완화한 단기 대출 제도를 공개, 급전이 필요한 회원국을 돕겠다고 밝혔다.
유럽의 부채 위기가 그리스와 같은 주변부에서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핵심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IMF의 이같은 지원 결정이 유럽 사태 진정에 도움을 줄지 주목된다.
IMF가 이날 내놓은 예방적 유동성 지원(PLL) 제도는 현재 위기 예방에만 초점을 맞춘 예방적 신용공여(PCL)를 대체하면서 당장 급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까지 할 전망이다.
대출 규모는 IMF 회원국의 쿼터, 즉 대출 한도의 5배까지 가능하며 여기에 수반되는 조건은 많지 않다. 이는 12~24개월까지 만기를 늘릴 수 있어 최대 2년6개월간 이용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대출 규모는 쿼터의 10배까지로 늘어나는데, 이를 위해선 보다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IMF 이사회의 심사도 거쳐야 한다.
이 지원책은 이달 초 프랑스 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졌다. 이처럼 IMF가 대출제도를 손질한 것은 무엇보다 유로존 위기 차단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현재 유럽위기의 불길을 잡을 소방수로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꼽히지만 EFSF는 기존 가용 재원을 많이 쓴 상황인데다, 재원 확충 방안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ECB는 위기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 회원국간 논쟁에 휩싸여 역시 효과적인 대응을 못하고 있다.
게다가 유로존 국가들의 채권 인기가 떨어진 탓에 이들의 자금시장 조달 실적도 부진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IMF의 역할 확대가 요구되어 왔다.
IMF는 정책과 펀더멘털은 비교적 견고하지만, 자신과 무관한 나라 밖 상황에 영향을 받아 단기적 지급 균형이 필요한 나라들을 PLL 대상국으로 제시했다. 유럽의 경우 그리스와 같은 위기의 진앙지는 아니지만 그로 인한 충격에 급히 자금이 필요한 주변국가가 여기에 포함된다.
다만 부채규모가 큰 대형국가들은 PLL로는 부족하다. 예컨대 이탈리아는 PLL을 활용하면 현재 쿼터의 10배인 123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데 6개월 뒤 만기도래하는 이탈리아의 채무는 3500억달러가 넘는다.
독자들의 PICK!
PLL을 이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는 헝가리다. 헝가리는 유로존 위기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그 영향으로 어려움에 빠져 IMF에 손을 벌렸다. 그러나 경제주권을 잃지는 않겠다며 기존과 같은 구제금융 방식은 거부, PLL을 선호할 수 있다.
IMF는 PLL이 "(유럽 위기의) 전염의 고리를 끊기 위한 것"이라며 "미래의 충격에 대비하는 보험이나 위기 주변국의 요구에 부응하는 단기 유동성의 창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유럽 위기에) 지원자인 IMF의 역할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IMF는 이와 함께 자연재해 등에 대한 기존 지원 기금을 신속금융제도(RFI)로 통합하기로 했다. 회원국 쿼터의 100%까지 즉시 조달할 수 있는데 이는 중동에서 벌어진 '아랍의 봄'과 같은 외부 충격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나라를 도울 수 있을 전망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일련의 제도개선에 대해 "우리가 모든 회원국에 대해 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