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고조...ECB 어떤 카드 꺼내놓을까

유로존 위기고조...ECB 어떤 카드 꺼내놓을까

최종일 기자
2012.06.05 15:54

유로존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6일 금융정책위원회를 연다. ECB가 이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이달 중순 그리스 총선과 이달 하순 유럽연합(EU) 정상회담 결과가 나오는 내달 이후엔 특단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ECB가 쓸 수 있는 카드로는 기준금리 인하와 지난해 말과 올 초 2차례 진행한 3년만기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 있다. 국채매입프로그램(SMP) 재개도 시장이 예상하는 조치 중 하나이다. 지난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위기국 국채 금리 인하에 톡톡한 효과를 발휘했던 SMP는 지난주까지 총 12주 연속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상황의 긴박성은 ECB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17일 그리스 총선 결과와 스페인 은행위기의 심화는 유로존 전체를 혼돈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을 수 있다. 더욱이 유로존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11%를 기록하고 있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0개월 연속 50을 밑돌 정도로 경기침체(리세션)는 심화 양상을 보고 있다.

ECB가 당장 이달부터 선제적으로 위기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일각의 분석은 이 때문에 나온다. 특히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지난해 11월과 12월 시장전망에 앞서 기준금리를 각각 0.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또 바클레이스는 ECB가 그리스와 스페인의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LTRO를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능성은 적지만 ECB가 수년동안 은행권에 저리의 자금을 무제한적으로 제공하겠다고 공언할 수도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2013년 중순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유사한 조치이다.

아울러 드라기 총재가 다음달에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생각이 기울고 있다는 식으로 금리인하를 시사할 수도 있다. 이는 시장을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동시에 상황이 바뀌면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질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드라기 총재는 통화정책을 지나치게 남발하면, 각국 정치권이 구조조정 노력을 게을리 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재정위기를 해결할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점을 드라기 총재는 재차 강조해온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ECB는 정치권의 위기해법 논의가 뚜렷한 진전을 보인 뒤에 LTRO 실시를 결정했다. 당시 이탈리아는 기술관료 정부가 집권해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유로존 정상들은 신재정협약에 동의한 뒤였다.

그래서 ECB의 조치는 내달 이후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에 대다수 전문가들은 방점을 찍고 있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애널리스트 실비오 페루조는 뉴욕타임스(NYT)에 "유로존 위기가 악화됨에 따라 ECB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면서도 ECB는 이달 말 정상회의가 열릴 때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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