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세계 경제 풍파 모르쇠하는 대권 경쟁

[기자수첩]세계 경제 풍파 모르쇠하는 대권 경쟁

김신회 기자
2012.09.20 14:41

세계가 연일 긴박의 연속이다. 가까이는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내 반일시위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이지만,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해역의 대치 수위는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도 다시 불거지는 분위기다. 미국은 중국의 자동차 수출 보조금을, 중국은 미국의 보복관세를 문제 삼아 상대방을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역내 재정위기국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기로 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3차 양적완화(QE3) 카드를 꺼내들었다. 일본은행(BOJ) 역시 19일 추가 양적완화 행렬에 동참했다. 중국도 추가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다시 경기부양 모드로 돌아서자 글로벌 증시는 한껏 반기는 분위기다. 장밋빛 전망도 하나 둘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앙은행들의 최근 행보는 결코 환호만 할 일이 아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각국 중앙은행이 동시에 부양책을 들고 나섰다는 점에서 그렇다. 세계 경제 여건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처음 불거졌을 때도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일제히 기준금리를 낮출 대로 낮추고, 시중에 대규모 자금을 푸는 비상대책을 쏟아냈다. 불과 4년 전 오늘 일이다. 앞으로 4년, 혹은 그 이상 그간의 기억이 재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눈앞이 아찔하다.

안타깝지만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의 기력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 세계가 저성장과 고실업, 재정악화로 고전하는 게 세계 경제의 새로운 표준(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얘기는 새롭지도 않다.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간 무역 분쟁의 골이 부쩍 깊어진 것도 세계 경제가 처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영유권 갈등의 밑바닥에도 결국 경제적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 생존본능에서 비롯된 다툼이다.

문제는 세계 경제가 처한 급박한 현실에 우리 정치권이 눈과 귀를 닫고 있다는 점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대권 경쟁이 본격화했지만 세계 경제에 불어 닥친 풍파를 이겨낼 '대한민국호'의 항해전략을 이야기 하는 대권주자는 아직 아무도 없다. 세계 경제 변수에 휘둘리는 상황에서 설익은 담론 논쟁이 실효성이 있을지 곰곰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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