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현대차와 기아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상당수 차종의 연비를 지난 2년간 과장해왔다고 미국 규제당국이 2일(현지시간) 판단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이날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 2010년 말부터 미국에서 판매한 약 90만대의 자동차에 대해 단위 연료당 주행거리 비율인 연비를 잘못 발표해왔다고 밝혔다. 단위 연료당 주행거리는 자동차 창문 스티커에 부착된다.
현대차그룹은 잘못된 연비가 표기된 자동차를 구입한 고객들에게 손해 본 연료비를 보상할 계획이며 2012~2013년 모델 상당수 차종의 연비를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WSJ는 2012년 모델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비가 평균적으로 기존의 갤런당 27마일에서 갤런당 26마일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2013년형 모델 중에서 연비가 낮아지는 차종은 현대차의 액센트, 엘란트라, 제네시스 아제라, 산타페, 투싼, 벨로스터 등과 기아차의 리오, 소렌토, 소울, 스포티지 등이다. 2012년 모델 중에서는 기아차의 옵티마 하이브리드와 현대차의 소나타 하이브리드가 연비가 낮아지는 차종에 포함된다.
잘못된 연비가 표기된 자동차를 구입한 고객들은 해당 지역의 연료 가격과 실제 운행거리에 따라 EPA가 계산한 연비 차이만큼 손해 본 연료비가 적립된 직불카드를 지급 받을 전망이다.
WSJ는 이번 연비 오기 사건이 현대차그룹의 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특히 대부분의 차종이 고속도로에서는 갤런당 40마일 가량 달릴 수 있다고 광고해온 만큼 타격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고속도로에서 갤런당 40마일을 달릴 수 있다고 알려진 엘란트라와 액센트, 벨로스터 등 현대차의 3개 차종과 기아차 리오의 연비는 실제 40mpg에 소폭 미달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EPA의 지적에 따라 현대차 엘란트라의 연비는 도시에서 29mpg에서 28mpg로, 고속도로에서 40mpg에서 39mpg로 각각 낮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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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는 다른 자동차업체들의 요청과 자동차에 부착된 만큼 연비를 달성할 수 없었다는 고객들의 불만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비를 조사하게 됐다.
WSJ에 따르면 포드차는 기자들을 자동차 테스트 장소에 초청해 포드의 포커스와 현대차 엘란트라를 직접 몰아보고 연비를 확인하도록 하는 행사도 벌였다.
현대차는 그간 연비가 자동차에 부착된 것보다 낮다는 고객들의 불만에 크게 주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퓰러 미케닉스'와 '카 앤 드라이버' 같은 잡지들도 자체 조사한 결과 현대차의 연비가 광고한 것과 같다는 판단을 내렸다.
EPA는 자동차업체들이 계산한 마일리지를 제출해 자동차 창문에 스티커로 붙이도록 하고 있다. 다만 때대로 자동차업체들과 광범위한 연비 조사를 벌이기도 한다.
EPA는 성명서에서 "EPA는 현대차의 연비 계산에 대해 많은 고객들의 불만을 받았다"며 "기관의 지속적인 감사 프로그램을 통해 EPA 전문가들이 2012년 현대차 엘란트라에 대한 EPA 테스팅 결과와 현대차가 EPA에 제출한 정보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PA는 최근 수개월간 서울 교외의 현대차 및 기아차의 연구개발 시설에서 테스트한 결과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 2010년에 연료 테스트 과정을 변경하면서 실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델 중에서 연비가 EPA 조사와 다르지 않은 차종은 2010년 이전에 EPA가 승인한 조건에서 연비 테스트를 받은 것들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연비 측정 오류로 인해 고객들에게 수천만달러의 자금을 보상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고객들은 딜러에게 가서 주행거리를 확인하고 자동차 창문에 부착된 연비와 EPA가 측정한 연비 사이의 차이만큼 연료비를 보상 받는다. 이같은 보상은 이 자동차를 소유하면서 운전하는 한 지속적으로 계속 이뤄진다.
AP에 따르면 연비가 마일당 1갤런 부풀려진 차량 소유주는 운행거리 1만5000마일당 88.03달러의 직불카드를 지급받게 된다. 연비가 잘못 표기된 자동차를 소유한 90만명이 모두 88.03달러짜리 카드를 받게 되면 현대·기아차는 연간 7900만달러(약 86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