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는 사상 최악 공화당 후보"...공화당도 "너무 온건하다" 비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미 정치사에 또다시 새 역사를 썼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서 재선에 성공한 첫 흑인 대통령으로 타이틀을 늘린 것이다. 민주당 소속으로 2차 대전 이후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어 오바마가 유일하다.
더욱이 실업률이 8%에 달하는 최악의 경제여건 속에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흔치 않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오바마가 치러야 했던 올해 대선은 최근 20년 동안의 대선 가운데 가장 힘겨운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기회를 놓칠세라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 진영에서는 "경제가 더 나빠졌다"며 오바마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날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들의 전략이 오히려 자충수가 됐음을 확인시켜줬다.
유권자들은 경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미 경제를 궁지에 몰아넣은 장본인은 오바마가 아니라 전임자인 공화당의 조지 W 부시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표된 10월 고용지표는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 정책 성과를 웅변해줬다. 롬니 진영은 10월 실업률이 7.9%로 0.1%포인트 오르자 "오바마가 취임했을 때보다 실업률이 올랐다"고 비난했지만, 전문가들은 신규 취업자 수가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실업률이 소폭 오른 것은 구직활동이 그만큼 활발해졌다는 신호라며 오바마의 손을 들어줬다.
주요 매체들도 오바마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유권자들이 그의 경제정책을 신뢰했고, 오바마 진영이 선거 유세에서 이를 잘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의 재선은 일자리 창출과 건강보험 개혁, 증세 및 재정적자 감축 등에 방점을 찍은 경제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민과 낙태, 동성결혼 등에 대한 온건정책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도 오바마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는 데는 건강보험 및 재정 개혁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큰 몫을 했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가 롬니에 승리를 거둔 것은 선거 전략과 병참, 자금, 무대를 더 잘 조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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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그가 현직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오바마와 달리 롬니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에서 먼저 대선 후보 자리를 꿰차야 했던 만큼 세가 분산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롬니의 수석 전략가인 스튜어트 스티븐스는 "대선 기간은 매우 긴데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잘 잊는다"며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또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롬니가 역대 미 대선 후보 가운데 경쟁력이 가장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했다면 당연히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겠지만, 패배하는 경우에는 공화당에서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아울러 공화당은 롬니를 대선 후보로 뽑았을 때부터 심드렁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그가 너무 온건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는 설명이다.
폴리티코는 대선이 임박해 미 동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도 롬니의 패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해 현장을 돌며 초당파적인 지도자의 면모를 뽐내는 사이 롬니는 첫 TV토론에서 얻은 점수를 모두 까먹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또 롬니의 반이민 성향이 라틴계의 반발을 샀고, 그의 부자 이미지도 끝까지 그의 발목을 잡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