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본 경제가 여전히 우려스러운 이유

[기자수첩]일본 경제가 여전히 우려스러운 이유

최종일 기자
2013.03.05 07:42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적극적 금융완화정책(아베노믹스) 추진으로 엔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자 세계적으로 환율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난해 말부터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일본과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이 의도적으로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불만이 쏟아졌다.

이를 바라보는 일본 언론들은 한국엔 "반일감정과 연동한 환율 내셔널리즘이 대두됐다(산케이신문)"는 식으로 주변국의 불만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오랜 경기 불황을 겪은 일본으로선 엔저로 수출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경기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비판의 목소리엔 귀를 닫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불황의 골이 깊었던 만큼 일본 경제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베 총리에 거는 기대는 머지않아 실망감으로 바뀔 수도 있다.

무역수지를 보자. 일본은 원자재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엔 원전이 가동 중지되면서 해외 에너지 의존은 더욱 심화됐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무역수지와 경상수지가 받는 압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일본의 무역수지는 지난 1월까지 7개월 연속 적자를 냈고, 특히 1월 무역수지는 1조6294억엔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화석연료 수입이 크게 늘어 난 상황에서 엔 약세가 가세해 수입 금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2641억엔 적자로 1985년 1월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적자를 냈다.

무역수지와 경상수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는 일본은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0%로 세계 최대 부채국이지만 세수부족 속에서도 낮은 금리와 더불어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디플레 완화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면 국채 수요가 둔화돼 국채금리 상승이 유발될 위험도 공존한다. 막대한 부채 규모를 감안할 때 국채금리 상승은 일본 경제에 재앙이 된다.

미국 헤지펀드 헤이맨 캐피탈의 창업자인 카일 배스는 지난해 말 한 컨퍼런스에서 "지난 6년 동안 일본 재무상은 10번이나 교체됐다. 일본은행(BOJ)의 독립성은 최근에 크게 훼손됐다. 이제는 정치인들이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이것이 일본경제가 붕괴되는 방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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