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G10(주요 10개국) 가운데 무려 5개국(지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회의를 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이다.
세계 금융시장은 이들이 무슨 논의를 할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기준금리 인하나 추가 양적완화와 같은 결정은 최근 일본의 엔저 공세가 촉발한 글로벌 환율전쟁 우려를 더 자극할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5개 중앙은행 가운데 어느 한 곳도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시중에 돈을 더 풀겠다고 나서지 않았다.
환율전쟁 우려는 기우였을까. 5개 중앙은행의 회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들은 오히려 이번 회의에서 환율전쟁은 현재진행형이며, 자신들도 조만간 참전할 뜻이 있음을 확인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을 제외한 4개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나 자산 매입 확대 등 시중에 돈을 더 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직간접적으로 밝혔다.
일례로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이번에 금리인하 논의가 있었다고 직접 언급했다. 그러면서 경기순응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언제든 돈 풀기에 나설 수 있다는 말이다.
영국은 정부가 영란은행(BOE) 총재의 통화정책 권한을 강화해주겠다고 나섰다. 오는 7월 BOE의 새 총재로 오는 마크 카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BOE의 경기부양책이 아직 최고조에 이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역시 다음 달 새 총재를 맞는 BOJ에서도 정책위원 2명이 추가 부양을 제안했다. 안 그래도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내정자는 공격적인 양적완화를 벼르고 있다.
그동안 G10 중앙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던 캐나다 중앙은행도 이번에 태도가 바뀌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4월 이후 줄곧 부양 조치를 곧 거둬들인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에는 현 정책을 상당기간 유지할 수 있다고 말을 바꿨다.
주요 선진국이 일제히 시중에 돈을 풀면 해당국 통화 가치는 떨어진다. 가만히 있다가는 수출시장에서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드러내놓고 환율 방어에 나섰다가는 보호무역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