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큰 관심 속에 역외탈세 청문회의 첫 증인으로 소환됐다.
조세회피가 주요 8개국(G8)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정도로 글로벌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 대표 기업인 애플의 수장이 국회의원들 앞에서 혼쭐이 나게 되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청문회 뚜껑을 열고 보니 애초에 상상했던, 쿡이 수모를 당하는 모습은
처음 얼마간을 제외하곤 그리 많이 찾아볼 수 없었다.
쿡은 오히려 두 눈을 부릅뜨며 "미국에서 내야 할 세금은 일 달러 단위까지 다 냈다"고 당당하게 응수했다.
또 "미국의 세법은 디지털 시대에 뒤쳐진다"고 의원들에게 일침을 가하면서 35%에 이르는 미국의 법인세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해외 자금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을 첫 타자로 조세 회피 '꼼수'를 부리는 기업들에 대해 비난 여론을 조성하려던 정치인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일(법안 개정)을 게을리 해 기업들의 조세 회피를 부추겼다는 '역풍'을 맞은 것이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애플의 슬로건인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를 세금에 빗대어 조롱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 애리조나)에 대해 "애플이 다르게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그저 타깃이 됐을 뿐"이라며 "미국의 세법 개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애플의 주주들은 애플의 '탈세가 아닌 절세'를 환영할 것이라며 애플을 감쌌다.
뉴욕타임스(NYT)는 묵비권을 행사, 청문회에서 '자질 부족'이라는 비난을 받은 국세청(IRS) 간부와 15년 전 청문회에서 업신여김을 당한 바 있는 빌 게이츠를 언급하며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의 진정성을 호소력 있게 전달한 쿡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클레어 매카스킬 민주당 의원이 "아이 러브 애플!"을 외쳤는데, 이 발언은 이번 청문회의 모든 분위기를 집약해줬다고 전했다.
'애플의 저격수'로 나섰던 매케인 의원마저 막판에는 "사실 내가 진짜로 물어보고 싶은 건, 왜 항상 아이폰에서 어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 할 때마다 지옥을 경험하는 건가?"라고 질문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