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트코인' 지배하나...'가상화폐전쟁' 美 압도

中, '비트코인' 지배하나...'가상화폐전쟁' 美 압도

김신회 기자, 최은혜
2013.11.19 15:03

美, 비트코인 규제 '갑론을박'...中은 비트코인시장 영향력 확대

미국의 기축통화국 지위를 넘보고 있는 중국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규제당국과 의회가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oin)에 대한 규제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 하는 사이 중국에 가상화폐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N머니는 18일(현지시간) 중국이 비트코인이라는 멋진 신세계를 장악하려고 은밀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막대한 수요가 최근 비트코인 가치가 치솟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비트코인은 인터넷 가상화폐, 이른바 디지털화폐의 일종으로 온라인에서만 쓸 수 있는 비공식 화폐다. 사실상 실물화폐와 똑같은 역할을 하지만 세금이나 환전 수수수료 부담 등이 없어 거래가 확산되고 있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프로그래머가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늘면서 비트코인 가치는 최근 폭등세를 띠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Mt. Gox)에서 이날 거래된 1비트코인은 전날보다 200달러 넘게 오른 78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13.5달러에 불과했던 데 비하면 1년 새 5800% 넘게 급등한 셈이다.

비트코인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데 대한 경계감도 상당하다. 특히 미국 당국은 가상화폐가 돈세탁 등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뉴욕 연방검찰은 최근 미국 역사상 최대인 60억달러 규모의 돈세탁을 도운 혐의로 가상화폐 업체 리버티리저브(Liberty Reserve)와 전·현직 관계자 7명을 형사 기소했다.

비트코인은 이 사건과 무관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최근 비트코인 관련 계좌를 동결하는 등 규제 강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다만 미국 법무부와 증권당국은 이날 열린 상원 국토안보·정무위원회 공청회에서 비트코인이 합법적 금융 거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 비트코인 가치를 띄어 올렸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둘러싼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큰 데 반해 중국의 사정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관영방송 CCTV가 최근 비트코인에 호의적인 내용의 특집 다큐멘터리를 내보내고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업체 바이두가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 것은 중국 당국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CNN머니는 중국에서는 하루 비트코인 다운로드 건수가 4만건에 달하고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한 온라인 소매상이 급증하고 있으며 천안문 광장에는 비트코인을 실물화폐로 바꿔주는 환전상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BTC차이나는 최근 마운트곡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로 부상했다.

중국에서 이처럼 비트코인이 인기를 누리게 된 데는 역설적이게도 중국 당국의 규제가 큰 몫을 했다. 중국 정부가 2009년 게임업체 텐센트의 가상화폐 'QQ'에 대한 단속에 나서자 정부의 통제를 피할 수 있는 비트코인이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CNN머니는 미국 달러가 장악하고 있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에 비트코인은 대단한 선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CNBC는 중국 정부가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의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일 드레이크 코인펑크 설립자는 "중국은 위안이 국제 기축통화가 되려면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사람들이 달러 대신 비트코인을 많이 쓰면 미국 중심의 세계 경제 체제가 약해질 가능성이 큰데 이게 바로 중국이 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비트코인 지지는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 진출 확대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은행시스템이 부실한 아프리카에서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사용이 활발해진 지 오래다. CNN머니는 비트코인과 관련한 인프라가 성숙해지면 상품 거래가 비트코인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미국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유 금융시장의 '헤비급'인 미국이 비트코인에 대해 매우 더디게 반응하고 있다며 국경을 가리지 않는 비트코인을 둘러싼 경쟁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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