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가 전날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데 따른 부담감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은 다시 5000선 아래로 내려갔고 다우와 S&P500 지수도 일제히 한발 물러섰다.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한데다 자동차 판매실적 부진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은 전날보다 28.19포인트(0.56%) 하락하며 4979.90으로 마감했다. 역사적인 5000포인트 고지를 하루도 채 지키지 못했다. S&P500은 9.61포인트(0.45%) 떨어진 2107.78을 기록했다.
다우는 한때 15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전날보다 85.26포인트(0.47%) 내린 1만8203.3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가 하락한 것은 경계심리가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나스닥은 무려 15년 만에 5000고지를 돌파했고 다우와 S&P500 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등에 따른 경계심리가 커졌지만 이를 불식시켜줄 호재가 없었다.
◇한파에 차 판매 부진 '악재'
이날 증시에 최대 부담이 된 것은 자동차업체들의 부진한 판매실적이었다. 비록 한파의 영향이긴 했지만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부추겼다.
먼저 포드자동차는 2월 판매량이 감소했고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토요타 등은 판매량이 늘었지만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포드의 경우 2월 미국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18만383대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5.8% 증가)를 밑돈 것이다. 같은 기간 GM의 판매량은 4.2% 증가한 23만1378대로 나타났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5.9% 증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크라이슬러는 6% 증가한 16만3586대를 판매했지만 예상치(8.9%)와는 거래가 있었다.
토요타자동차는 13.3% 증가한 18만467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 역시 예상치(15% 증가)를 밑돌았다. 일본 닛산자동차는 2.7% 증가한 11만8436대를 판매했다. 닛산 역시 전문가 예상치(3.8% 증가)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에서 지난달 말까지 한파가 이어지면서 차량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 내 많은 도시들의 지난달 평균기온은 유례없이 낮은 수준을 기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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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커진 중동 불안에 유가 상승, 달러·금값 약세
이날 상품시장과 외환시장은 엇갈린 모습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중동 불안감이 커지면서 상승한 반면 금값과 달러는 약세를 기록했다.
먼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6%(0.77달러) 오른 배럴당 50.36달러 선에 거래됐다.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ICE선물시장에서 2.5%(1.51달러) 오른 61.0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는 리비아와 이란 등 중동 국가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상승했다. 이슬람국가(IS) 추종 세력이 리비아의 원유 터미널 및 항구를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생산 차질 전망이 대두됐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리비아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촌인 아흐메드 카다프 알 담은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이 유럽에서 2년 내에 9.11과 같은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미국 주도의 이란 핵 협상을 "아주 나쁜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이같이 밝힌 뒤 이란 핵 협상을 중단하고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제금값은 뚜렷한 상승요인을 찾지 못하면서 이틀 연속 소폭 내림세를 나타냈다. 4월 인도분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3.8달러(0.3%) 내린 온스당 1204.4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금값이 1200달러 수준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받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국의 경기 지표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오는 6일 발표되는 각종 고용지표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달러화는 3거래일 만에 약세를 나타냈다. 오는 6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고용지표가 금리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0.4% 떨어진 119.56엔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 역시 0.1% 오른 1.1197달러를 나타내며 3 거래일간 이어졌던 달러 강세가 막을 내렸다.
외환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6일 3대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 비농업부문 취업자수와 실업률, 시간당 평균 임금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고용지표가 좋게 나올 경우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크레딧 아그리콜의 마크 맥코믹 외환 전략분석가는 "그동안 투자자들이 달러화 강세에 지나치게 베팅을 해 왔다"며 "큰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일부 포지션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유럽증시도 실망스런 경제지표에 하락 마감
유럽 주요 증시도 실망스런 경제지표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 우려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0.74% 하락한 6889.13으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0.98% 하락한 4869.25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는 1.14% 내린 1만1280.36으로 각각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마이너스(-) 3.4%(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 2009년 11월(-4.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는 유로존의 부진한 PPI 상승률이 유로존 물가하락 압력에 대한 경계심리를 고조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독일의 1월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5% 증가를 크게 웃돈 것으로 2013년 1월(3.6%)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다.
영국은행 바클레이스가 벌금폭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3.2% 하락 마감했다. 바클레이스는 환율조작 혐의에 따른 벌금 지급에 대비해 작년 4분기 12억5000만파운드의 충당금을 설정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작년 3분기 5억파운드에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바클레이스의 작년 세전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55억파운드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2억파운드 웃돌았다.
영국 천연자원업체 글렌코어는 순이익이 감소하면서 주가도 3.1% 하락 마감했다. 글렌코어가 이날 발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조정 순이익은 전년 대비 7% 감소한 42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다만 글렌코어의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40억8000만달러를 상회했다.
독일 제약사 머크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차익실현 수요로 인해 0.5% 내렸다. 머크는 작년 4분기 8억7840만유로(일회성 상품 제외)의 EBITDA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2013년 4분기(7억9520만유로)보다 개선된 것으로 시장 예상치(8억5600만유로) 역시 웃돈 것이다. 머크는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