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월마트와 홈디포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와 유틸리티 업종의 부진 여파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개월 만에 반등하며 12월 금리인상 전망에 힘을 실어준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75포인트(0.13%) 하락한 2050.4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6.49포인트(0.04%) 오른 1만7489.5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1.40포인트(0.03%) 상승한 4986.02로 거래를 마쳤다.
벤 쿠마 세븐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투자 매니저는 "일부 지표에 대한 안도감이 형성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 금리인상이 지나치게 이른 것이 아니며 경제는 금리인상을 견뎌낼 만큼 충분한 강세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날 에너지업종 지수는 1.24% 하락했고 금리 인상에 취약한 유틸리티 업종 지수 역시 1.52% 떨어졌다.
◇월마트·홈디포 실적 호조
세계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는 이날 지난 10월로 끝난 회계연도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33억달러(주당 1.03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분기 일부 항목을 제외한 조정 EPS(주당순이익)는 99센트를 기록,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의 예상치인 98센트를 웃돌았다.
달러 강세가 월마트의 해외 매출에 악영향을 가하면서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1174억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1180억달러를 밑돈 것이다.
월마트는 이날 연간 조정 EPS가 4.50-4.65달러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내놓은 실적 가이던스의 조정 EPS 하단이 4.40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개선됐다.
월마트는 고객들이 재고 부족, 불친절한 고객서비스 등에 대한 불만을 수년째 제기한 끝에 미국내 매장 운영을 개선시키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월마트 임직원 50만명에 대한 임금인상을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마트가 신규채용 과정에서 보다 개선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복안이다. 월마트는 신입 직원의 평균시급을 9달러로 인상시켰으며 내년에는 10달러로 올릴 계획이다.
지난 2월 월마트의 4600개 미국 매장 가운데 회사가 세운 고객서비스 기준을 충족한 매장의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현재 비율은 67%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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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디포 역시 연간 주당순이익 전망을 14% 늘어난 5.36달로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는 5.31~5.36달러였다. 매출 전망 역시 종전 5.2% 증가에서 5.7% 증가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월마트와 홈디포 주가는 각각 3.54%와 4.42% 상승했다.
◇美 10월 CPI 3개월만에 반등,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미국 노동부는 이날 미국의 10월 CPI 상승률이 0.2%(전월 대비 기준)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와 부합한 것으로 3개월 만에 플러스로 반등한 것이다.
미국의 CPI 상승률은 지난 8월(-0.1%), 9월(-0.2%) 모두 마이너스에 머물러 있었다. 10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0.2% 올라 전월(0.0%)에서 개선됐다. 시장의 예상치인 0.1%도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배제한 10월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1.9% 올라 예상치, 전월치와 동일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핵심 척도로 삼는 근원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상승률은 근원 CPI 상승률을 거듭 밑돌고 있다. 미국의 주요 교역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2014년 6월 이후 18% 가까이 상승하면서 의류와 자동차와 같은 상품 가격 상승에 부담을 안긴 탓이다. 통화정책 담당자들은 미국의 전반적 물가상승률이 기준금리 인상 전에 안정화에 진입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로이터통신은 그러나 가솔린과 다른 상품 가격의 하락에 따른 2개월 간의 CPI 하락을 딛고 반등한 것은 달러 강세와 저유가에 따른 물가상승의 지연이 잠잠해졌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CPI 발표 이후 금리선물시장에서 산출된 12월 금리인상 확률은 68%로 지표 발표 전날보다 2%포인트 올라갔다.
◇ 산업생산 광공업 ‘기대이하’ vs 제조업 반등
이날 산업생산 지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광공업 생산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전월 대비 감소한 반면 제조업 생산은 3개월 만에 처음 전월 대비 증가했다.
미국의 10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0.1% 증가를 밑돈 것으로 2개월째 감소를 나타낸 것이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전기 수요가 떨어진 가운데 원유 업체들이 지출을 거듭해서 줄인 탓이다.
그러나 세부지표인 미국의 10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4% 증가해 3개월 만에 처음 증가로 돌아섰다. 이 가운데 자동차와 관련 부품(0.7% 증가), 기계(0.3% 증가) 등이 크게 증가했다.
샘 코핀 UBS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에 대해 "광범위한 제조업 영역이 꽤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재고 조정추세가 끝났다고 선언하기에는 이르지만 3분기에 비해 4분기 초 둔화가 덜해졌다는 명백한 단서"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달러 강세와 글로벌 성장 둔화는 제조업체들이 국내 소비자 수요에 보다 의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제조업체들은 자동차를 비롯한 고가 상품들의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10월 광공업생산 설비가동률은 77.5%로 전월 77.7% 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설비가동률은 그러나 77.4%로 개선됐다.
한편 11월 주택시장지수는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한 62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64를 밑돈 것이다. 미국의 10월 NAHB 주택시장지수는 당초 64로 발표됐으나 65로 상향 수정됐다.
◇ 국제유가 급락·달러 강세·금값 약세
국제 유가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되며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7달러(2.6%) 급락한 40.67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2.5%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셈이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99달러(2.2%) 내린 43.57달러에 마감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은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8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들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160만배럴 증가한 4억900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석유협회(API)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각각 17일과 18일에 원유 재고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달러는 소비자물가지수(CPI) 반등에 힘입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상승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27% 오른 99.65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37% 하락한 1.0644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15% 오른 123.34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 금값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5년 9개월 만에 107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5달러(1.4%) 하락한 1068.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2월8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 유럽증시 ‘6주 최대 상승’ 亞 증시 中만 하락
유럽 주요증시는 에너지업종의 랠리에 힘입어 6주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범유럽지표인 유로스톡스600지수는 전날보다 2.49% 급등한 379.88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10월5일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1.99% 오른 6268.76으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2.77% 뛴 4937.31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2.41% 오른 1만971.04로 각각 장을 마쳤다.
삼페레 전략가는 “우리는 언제나 유로화 약세가 유럽 기업들에 순풍이 된다고 말해왔다”며 “지난달 혼란에 따른 투자 부족에 빠진 투자자들이 연말 잠재적인 상승기류에 올라탈 기회를 저버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아시아 증시에서는 중국만 부진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의 앞선 기업공개(IPO) 재개 발표에 투자자들이 주식투자에 자금을 뺄 것이라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06% 내린 3604.795로 거래를 마쳤다. 해당 지수는 이날 증권주 상승세에 힘입어 장중 한때 2%까지 올랐지만 결국 하락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는 전장보다 0.88% 내린 2231.182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와 바이오텍주 등이 중심을 이뤄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차이넥스트(ChiNext)지수는 2.86% 내린 2717.05로 장을 끝냈다.
지난 6일 증감회는 7월 이후 중단했던 IPO를 연내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IPO를 재개키로 결정한 것은 상하이증시가 지난 여름 폭락을 딛고 강세장에 재진입한 결과 중국 증시에 대한 자신감도 되찾았다는 신호다.
반면 일본 증시는 이날 상승세로 장을 끝냈다. 파리 테러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완화하면서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 힘을 받았다.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22% 오른 1만9630.63으로 거래를 마쳤다. 토픽스지수는 0.93% 상승한 1586.11로 장을 끝냈다.
대만 가권지수는 1.50% 오른 8419.42로 장을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1.48% 상승한 2만2335.40을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