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ECB 실망감·엇갈린 지표에 급락…다우 1.42%↓

[뉴욕마감]ECB 실망감·엇갈린 지표에 급락…다우 1.42%↓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12.04 06:12

뉴욕 증시가 기대에 못 미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경기부양책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12월 금리 인상 시사 발언 영향으로 1% 넘게 급락했다. 경기지표도 엇갈린 모습을 보이며 부담으로 작용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29.89포인트(1.44%) 급락한 2049.6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9월28일 이후 2개월 여 만에 최대 낙폭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52.01포인트(1.42%) 급락한 1만7477.67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85.70포인트(1.67%) 급락한 5037.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마이너스(-)로 떨어지는데 그다지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RJ 오브라이언의 존 브래디 상무는 “드라기 총재는 바주카포를 집에 두고 오는 대신 물총을 들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ECB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얘기다.

◇ ECB 예금금리 1%p 인하했지만 자산매입 규모 유지에 실망

이날 ECB는 정례회의에서 현행 -0.2%인 예금금리를 -0.3%로 10bp(1bp=0.01%) 인하했다. 다만 기준금리와 하루짜리 대출금리를 뜻하는 한계대출제도 금리는 각각 현행 0.05%, 0.3%로 동결했다.

또 지난 3월부터 시행해온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2017년 3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내년 9월까지 실시하기로 했던 매월 6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6개월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총 자산매입 규모는 기존 1조1000억유로에서 1조5000억유로로 늘어났다.

매입 자산도 국채뿐 아니라 지방채까지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전체 매입 자산에서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3에 달한다. 나머지는 커버드본드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이다.

ECB는 이같은 추가완화 조치를 통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달성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1% 상승하는 것에 그치는 등 물가상승률 속도는 더디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ECB가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0.1%에 불과한 물가성장률을 목표치인 '2%에 가까운 2% 미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가능한 빨리 뭐든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아바트레이드의 나임 아슬람 선임 시장분석가는 "시장의 대다수 참가자들은 드라기 총재가 훨씬 더 강력한 추가완화책을 들고 올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분명히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앞서 블룸버그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모두 ECB가 예금금리를 최소 10bp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가운데 80%는 ECB가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더 연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66%는 현행 6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CB는 또 내년과 2017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소폭 하향조정했다. 내년과 2017년 인플레이션 전망은 각각 1.1%, 1.7%에서 1.0%, 1.6%로 내렸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은 기존과 같은 0.1%로 유지했다.

그러나 경제성장 전망은 유지하거나 상향조정했다. ECB는 올해와 2017년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각각 1.4%, 1.8% 증가에서 1.5%, 1.9% 증가로 올렸다. 내년도 GDP 전망은 기존 1.7%증가로 동결했다.

◇옐런 "美 경제전망 호조"…또 12월 금리인상 시사

재닛 옐런 의장은 미국의 경제전망을 낙관하며 전날에 이어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미 의회 상·하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앞으로 1~2년간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고용시장 개선을 이끌 수 있을 만큼 충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시장 강세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가 합리적으로 잘 형성돼 있다는 내 판단과 더불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내 믿음을 강화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옐런 의장의 발언은 전날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워싱턴 D.C.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강연과 거의 흡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는 동시에 현 시점에서 인상을 늦추면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 엇갈린 경기지표, 고용·제조업 수주 ‘강세’… 서비스업 ‘기대 이하’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먼저 지난달 28일 기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9000건 증가한 26만9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추세를 나타내는 최근 4주간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750건 감소한 26만9250건을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기준 실업수당 연속수급 신청건수는 전주 수정치보다 6000건 늘어난 216만1000건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는 219만건이었다.

알리앙스번스타인의 글로벌 경제 리서치 부문장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낮은 수준이고 사람들은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며 "모든 것이 고용시장 강세를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제조업수주도 전월 대비 1.5% 증가하며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4% 증가는 물론 직전월(9월) 수정치인 0.8% 감소를 대폭 웃돈 것이다. 앞서 미국의 제조업 활동은 달러화 강세와 글로벌 수요 둔화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변동 폭이 심한 운송 부문을 제외할 경우 10월 제조업수주는 직전월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시장 전망치와는 부합하고, 직전월치(-0.6%)보다는 개선된 것이다.

미국의 10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는 2.9% 늘어나 직전월(3.0%)보다 소폭 감소했다. 운송 부문을 제외한 내구재는 직전월과 같이 0.5% 증가했다.

이에 반해 서비스업 지표는 예상을 밑돌았다. 먼저 마킷이 발표한 1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56.1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월 확정치와 시장 예상치인 56.5에 못 미친 것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모두 포함한 지난달 복합 PMI는 55.9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10월 기록인 56.1을 하회한 것이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내놓은 11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5.9에 그치며 직전월(10월) 기록인 59.1은 물론 시장 전망치 58.0에 크게 못 미쳤다.

하부 지수 중 기업활동지수는 58.2를 기록해 전월 63.0을 밑돌았다. 고용지수는 55.0을 기록해 전월 59.2보다 떨어졌다. 신규주문지수 역시 전월 62.0보다 4.5포인트 감소한 57.5를 기록했다.

◇ 달러 급락… 유가·금값 강세

기대에 못 미친 ECB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달러가 급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2.06% 급락한 97.96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2.98% 급등한 1.092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지난 11월4일 이후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엔/달러 환율은 0.47% 내린 122.66엔선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 유가는 달러 급락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대감에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4달러(2.9%) 급등한 41.08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WTI 가격은 원유 재고 증가 영향으로 4.6% 급락하며 40달러 아래로 떨어졌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전날보다 1.35달러(3.2%) 급등한 43.84달러로 마감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는 4일 회의에서 내년 하루 평균 100만배럴 감산을 제의할 것이란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사우디는 이를 '근거 없는 주장' 이라고 일축, 상승 폭이 둔화됐다.

국제 금값은 달러 급락 영향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값이 강세 국면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7.4달러(0.7%) 상승한 1061.2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6.8센트(0.5%) 오른 14.077달러에 마감했다.

◇ 유럽 증시 급락, 亞 증시 혼조

유럽 증시는 ECB 실망가에 급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대비 2.27% 내린 6275.00으로 장을 마쳤다. 프랑스 CAC40지수는 3.58% 하락한 4730.21을, 독일 DAX지수는 3.58% 밀린 1만789.24를 기록했다.

특히 유로화가 급등하면서 수출주가 내림세를 주도했다. 자동차주가 3.2% 하락한 가운데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비통 모에 헤니시(LVMH) 그룹과 크리스찬디올 등 명품주가 2.8% 넘게 하락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일본과 중국은 상승했으나 홍콩과 대만 증시는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대비 0.01% 오른 1만9939.90을 기록했다. 토픽스는 0.04% 상승한 1602.94로 마감했다.

중국 증시는 정부의 부양책 기대감에 4일 연속 상승세로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1.35% 오른 3584.82를 기록했다. 선전종합지수는 2.50% 전진한 2243.94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과 대만 증시는 모두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대비 0.28% 내린 2만2417.01을, 대만 가권지수는 0.02% 하락한 8456.06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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