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소비재 부진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헬스케어 업종도 발목을 잡았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19.93포인트(0.96%) 하락한 2064.4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17.23포인트(1.21%) 급락한 1만7711.12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49.19포인트(1.02%) 내린 4760.69로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 모두 전날의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날 증시는 디즈니와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의 실적 부진이 지배했다. S&P의 소매 ETF(상장지수펀드)는 4.44% 급락하며 2011년 8월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S&P500의 소비재 업종 지수 역시 2.04% 하락했다.
디즈니의 2분기(회계연도 기준) 주당순이익은 1.35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1.4달러에 못 미쳤다. 매출액도 1297억달러로 시장이 기대했던 1319억달러를 밑돌았다. 메이시스의 1분기 매출은 57억7000만달러에 그치며 예상치 59억3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올해 주당순이익 전망치도 기존 3.8~3.9달러에서 3.15~3.4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원 전략분석가는 “소비 지출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며 “소비가 미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 국제유가, 美 원유재고 감소에 급등…WTI '6개월 최고'
국제 유가는 3% 넘게 급등하며 증시 버티목이 됐다.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57달러(3.5%) 급등한 46.23달러를 기록했다.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92달러(4.22%) 급등한 47.4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6주 만에 감소했다는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전주보다 34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던 미국의 원유 재고가 6주 만에 감소한 것이다. 캐나다 산불 여파로 원유 수입이 줄어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문가들의 예상치(71만4000배럴 증가)는 물론 전날 미국석유협회(API)가 집계한 345만배럴 증가와는 상반된 결과다.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도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 휘발유 재고는 120만배럴, 정제유 재고는 160만배럴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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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난주 원유수입은 일평균 5000배럴 감소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을 인도하는 쿠싱 지역의 재고는 150만배럴 늘어난 6780만배럴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3주 연속 증가세다.
정유공장의 원유 처리량은 일평균 19만3000배럴 늘었다. 정유공장 가동률은 전주보다 0.6%포인트 하락한 89.1%에 그쳤다.
한편 EIA는 내년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을 배럴당 76달러로 전망했다.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원유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원유 소비 증가를 예상한 것은 201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 달러, 7일만에 하락 금값 0.9%↑
달러는 7일(거래일 기준)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5% 하락한 93.79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3% 오른 1.142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77% 내린 108.41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달러 가치가 하락한 것은 차익 실현 매물과 증시 부진으로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달러 약세는 국제 금값을 끌어올렸다. 증시가 부진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0.7달러(0.9%) 상승한 1275.5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22.7센트(1.3%) 오른 17.319달러에 마감했다.
골드만삭스가 금값 전망을 종전 온스당 1000달러에서 1500달러로 상향 조정한 것도 금값 상승에 힘을 보탰다.
구리와 백금 가격은 0.5%와 1.6% 상승했고 팔라듐 역시 2.7% 급등했다.
◇ 유럽증시 사흘 만에 하락…차익실현 + 은행주↓
유럽 주요국 증시가 사흘 만에 하락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은행들의 실적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광산주와 에너지주가 오르면서 하락 폭이 크지는 않았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날보다 0.45% 하락한 1315.20을 기록했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45% 내린 334.74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75% 하락한 2956.71에 마감했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0.50% 내린 4316.67에 마감했고, 독일 DAX 지수는 0.70% 낮아진 9975.32를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장 대비 0.09% 상승한 6162.49에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 은행주가 실적 실망감에 동반 하락했다. 방코포폴라레가 9.1% 급락했다. 전일 분기 적자를 기록한 데다 이날 바클레이즈가 주가목표를 하향 조정한 결과다.
방카포폴라레디밀라노도 실적 실망감에 6% 떨어졌다. 전일 1분기 순익이 29% 급감했다고 밝힌 여파가 반영됐다.
오스트리아의 라이페이젠은행은 모은행의 자본을 강화하기 위해 합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며 10% 이상 낮아졌다.
반면 달러 약세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광산주는 탄력을 받았다. 금광업체인 랜드골드리소시즈와 프레스닐로가 3.5% 및 2% 각각 올랐다.
초반 하락하던 유가가 유럽장 마감 직전 상승 반전한 덕분에 에너지주도 오름세를 기록했다. 털러오일이 5%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