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 "英, EU에 남아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 "英, EU에 남아야"

김신회 기자
2016.06.20 11:37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0명 가디언에 서한…브렉시트 '불확실성' 장기화 英 경제 타격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임박한 가운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한 목소리로 영국의 EU 잔류를 호소하며 브렉시트의 역풍을 경고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조지 애커로프 미국 캘리포니아대(버클리) 명예교수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0명은 이날 이 신문에 공동 명의로 보낸 서한에서 영국이 EU에 잔류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경제 문제가 브렉시트 국민투표 논쟁의 중심"이라며 "우리는 영국이 EU 내에서 경제적으로 더 잘 살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수상자들은 특히 영국 기업과 근로자들의 EU 단일시장 접근권이 보장돼야 한다며 브렉시트는 영국이 유럽 나머지 국가, 미국, 캐나다, 중국 등 주요 교역상대국과 맺을 대체 무역협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 불확실성이 영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것인 만큼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영국이 EU에 남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영국은 23일 국민투표로 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한다. 잔류파는 브렉시트로 영국이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잃을까봐 우려한다. 영국이 세계 최대 규모인 유럽시장을 배경으로 '섬나라'의 한계를 극복한 만큼 영국이 이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면 경제에 치명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반면 탈퇴파는 영국이 브렉시트로 EU의 규제와 예산분담 의무를 벗어던져도 단일시장 접근권은 고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주로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가 속한 유럽경제지역(EEA)과 스위스 등을 거론한다. EU 회원국이 아니면서 단일시장 접근권을 가진 나라들이다. 문제는 이들의 EU 단일시장 접근권이 회원국처럼 완벽하지 않고 시장 접근에 따른 대가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EU 당국이 브렉시트를 선택한 영국에 호의를 베풀지 장담할 수 없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지적대로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서한에 서명한 크리스토퍼 피서라이즈 영국 런던정경대(LSE) 교수는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이 투자를 줄이고 일자리 창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화도 약세가 불가피해 올 여름 휴가 때 영국인들의 해외 여행 비용이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브렉시트로 달러/파운드 환율이 1.42달러에서 1.20달러선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봤다. 또 현재 1.27유로 수준인 유로/파운드 환율이 떨어져 유로와 파운드화 가격이 같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피서라이즈 교수는 브렉시트의 후유증이 향후 5년간 가장 크겠지만 투자 저하와 영국의 협상력 열세는 더 오래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확실성을 가장 꺼리는 금융시장은 역시 매우 불안한 모습이다. 투표가 끝나면 결과가 어떻든 시장이 반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브렉시트로 결론이 나면 오히려 더 큰 불확실성이 시장을 흔들 공산이 크다.

글로벌 은행들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가디언은 영국 금융중심지인 시티오브런던의 은행들이 이미 '워룸'(war room)을 꾸렸고 고위임원들은 24일 오전까지 비상연락망을 가동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로이드뱅킹그룹,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JP모간체이스, 시티그룹 등은 투표 당일 밤을 새는 전담팀을 따로 꾸리기로 했다.

한편 영국에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탈퇴파가 잔류파를 앞섰으나 지난주에 잔류파인 노동당의 조 콕스 하원의원 피살 사건 이후 격차가 줄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를 취합한 파이낸셜타임스(FT)의 '여론조사들의 여론조사'에서는 20일 현재 탈퇴와 잔류가 각각 4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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