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가 불붙인 고립주의…포퓰리즘 득세 우려

브렉시트가 불붙인 고립주의…포퓰리즘 득세 우려

최광 기자
2016.06.26 12:48

美 트럼프·佛 르펜 등 반이민 정서 자극…'세계화가 자국 이익 저해한다' 주장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극단적 고립주의로 무장한 전 세계의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에게 원치 않는 우군이 되고 있다. 고립주의를 택한 영국을 본받아 자국의 이익을 강화하는 고립주의에 동참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극단주의자는 최근 경기침체의 원인이 세계화에 있으며, 난민 유입이나 노동의 이동을 제한해야 자국의 산업을 보호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고립주의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정치인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왼쪽부터), 미국의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 프랑스의 마린 르펜.
고립주의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정치인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왼쪽부터), 미국의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 프랑스의 마린 르펜.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포퓰리스트들이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립주의의 대표주자인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반이민 정서를 부추기고 있으며,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 극단적인 이슬람 혐오 역시 트럼프 후보의 트레이드마크다.

그는 일찍부터 브렉시트가 현명한 일이라며 공개적으로 브렉시트를 지지해 왔다.

트럼프 후보는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 "(영국이) 국가를 되찾은 환상적인 일"이라며 브렉시트를 높게 평가했다. 영국의 유럽연합 이탈과 불확실한 미래를 우려하는 글로벌 지도자들과는 전혀 다른 언급이다.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인 마린 르펜, 이탈리아 북부리그 마테오 살비니 대표, 오스트리아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 당수, 네덜란드 자유당의 헤이르트빌더스 당수 등도 브렉시트 결정에 환호를 보냈다.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을 이끄는 마린 르펜은 최근 프랑스 경제의 침체와 맞물려 유력한 대선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르펜은 난민 문제 등에서는 강경 노선을 밝히면서도 극우 색깔의 희석하는 행보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르펜 대표는 2012년 대선 1차 투표에서도 17.9%의 득표율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르펜 대표는 이날 브렉시트를 반기면서 "내가 여러 해 동안 요구해 왔듯이 프랑스와 EU에서 똑같은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브렉시트에 이은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운동이 벌어지거나 실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는 이유다.

이탈리아 정당들도 브렉시트를 반겼다. 극우정당 북부리그(NL)의 마태오 살비니 대표는 트위터에 "영국 시민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는 글을 남겼다. 최근 로마 시장을 배출한 이탈리아 신생 극우 정당 '오성운동'의 당수 베페 그릴로는 블로그에서 "우리는 유럽을 떠날 생각은 없지만, EU의 권한은 축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극우정당 자유당 헤르트 빌더스 당수도 이날 암스테르담에서 네덜란드도 영국처럼 EU를 떠날 것인지를 국민투표에 부쳐 민의를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빌더스 당수는 자신이 내년 3월 총선에서 승리하면 국민투표를 시행할 것이라고 언명했다.

급기야 브렉시트에 빗대 Grexit(그리스의 탈퇴). Departugal('떠나다'의 영단어 'Depart'와 포르투갈을 합친 말). Italeave(이탈리아와 '떠나다'의 뜻 영어 단어 'Leave'를 합친말). Oustria('쫓아내다'는 뜻의 단어 'Oust'와 오스트리아를 붙인 말). Nexit(네덜란드의 탈퇴) 등의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톰 라이트는 이달 초 영국 일간 가디언에 올해 미국과 유럽대륙에서 벌어지는 고립주의 강화 움직임에 대해 "포퓰리즘의 폭넓은 경향"이라며 "기본적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타격받은 경제적 삶의 수준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공통의 우려가 극단주의적 목소리들에 더욱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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