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일제히 1% 가까이 반등했다. 국제 유가 상승과 시가총액 1위 애플이 3% 넘게 급등한 것도 지수 상승에 보탬이 됐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1.49포인트(1.01%) 상승한 2147.2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77.71포인트(0.99%) 오른 1만8212.48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75.92포인트(1.47%) 상승한 5249.6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의 키워드는 역시 ‘기준금리’였다. 소매판매를 비롯해 산업생산과 기업재고 모두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다. 3분기 경제성장률(GDP)에 대한 우려도 커졌지만 투자자들은 금리 동결 가능성에 더 환호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7’ 선주문 물량이 모두 매진됐다고 밝히면서 3.4% 급등, 115달러를 돌파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7’ 리콜을 발표한 반사이익까지 가세하며 시가총액이 6220억달러를 넘어섰다.
S&P500 10개 업종 지수가 모두 상승한 가운데 테크놀로지 업종이 1.7% 급등하며 상승을 주도했고 헬스케어와 에너지, 통신 업종 지수도 1% 넘게 올랐다.
◇ 美 8월 소매판매 0.3%↓, 5개월 만에 감소
미 상무부는 이날 8월 소매판매가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감소한 것이며 전월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7월 소매판매는 0.1%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9% 증가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1% 감소했고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 역시 0.1% 줄었다. 전문가들은 각각 0.3%와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모든 세부 지표들도 예상에 다소 못 미친 셈이다.
자동차 판매는 0.9% 감소했고 온라인 판매도 0.3% 줄었다. 스포츠 용품 판매도 1.4% 감소했다. 반면 의류 판매와 전자제품 판매는 각각 0.7%와 0.1% 증가했다. 레스토랑 매출도 0.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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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8월 제조업 지표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신규 고용 역시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소매판매 마저 줄어들면서 3분기 경제성장률이 반등할 것이란 예상도 빗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RSM의 조셉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가 이번 분기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성장률이 3% 이상 반등할 것이란 희망을 꺾어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제조업 경기도 6개월 만에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 8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49.4에 그쳤다. 이는 전월 52.6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52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제조업 지수는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 아래는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 산업생산‧기업재고 모두 부진, 3Q 경제성장률 ‘빨간불’
산업생산과 기업재고도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두 지표 모두 국내총생산(GDP)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어서 3분기 성장률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8월 산업생산은 유틸리티 업종 부진 여파로 전월대비 0.4% 감소, 3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2% 감소를 웃도는 수준이다. 7월 기록도 0.7% 증가에서 0.6% 증가로 낮아졌다. 제조업을 비롯해 대부분 업종의 활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전체의 약 75%를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도 0.4% 감소해 예상치 0.3% 감소보다 더 나빠졌다. 7월 제조업 생산은 0.5% 증가에서 0.4%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이처럼 산업생산이 부진한 것은 유틸티리 업종 생산이 1.4%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에너지와 광업 생산은 1% 증가하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업설비 생산도 0.4% 감소했고 제조업과 다른 업종의 장비 생산도 2% 가까이 감소했다.
이처럼 전반적인 산업생산이 부진하면서 설비가동률 또한 전월대비 0.4%포인트 하락한 75.5를 기록했다. 전문가 예상치 75.7%를 밑도는 수준이다. 제조업 설비가동률도 지난 0.4%포인트 낮아진 74.8%으로 떨어졌다.
연준은 설비가동률을 일종의 선행지표로 활용한다. 설비가동률이 높아지면 경제성장률이 상승하고 물가도 오를 것이란 의미로 읽힌다.
미국의 기업 재고가 전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 재고 증가로 인해 3분기 경제성장률(GDP)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7월 기업 재고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0.1% 증가할 것이란 전문가 예상을 밑도는 수준이며 지난 6월 0.2% 증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소매 재고는 0.3% 감소하며 예비치 0.4% 감소보다는 나은 수준을 나타냈다. 6월에는 0.4% 증가했었다.
GDP 통계에 반영되는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 재고는 0.3% 감소했다. 6월 0.2% 증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2분기의 경우 기업 재고 감소로 인해 GDP 성장률이 1.3%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2년 여 만에 최대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전문가들은 3분기에 기업 재고가 늘어나 GDP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3분기 GDP 성장률을 3.3%로 예상하고 있다.
7월 기업 판매는 0.2% 감소하며 지난 2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6월에는 1% 증가했었다. 재고 소진 기간은 1.39개월로 6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3분기에도 재고 조정이 지속될 위험이 남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생산자물가도 감소, 물가상승률 반등 기대 힘들어… 고용지표만 ‘호조’
수입물가가 6개월 만에 하락한 데 이어 생산자물가도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예상을 밑돌았다. 물가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목표치인 2%까지 반등하기 더 어려워진 셈이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수준에 그쳤다. 이는 전월 0.4% 감소보다는 개선된 것이지만 전문가 예상치 0.1% 증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변함이 없었고 7월 0.2% 감소보다는 나아졌다. 전문가들은 전년대비로는 0.1% 증가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PPI가 예상을 밑돈 것은 달러 강세와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은 0.8% 하락했고 도매와 소매업체의 마진은 0.6% 떨어졌다. 반면 헬스케어 비용은 0.4% 증가하며 7월 0.3% 증가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헬스케어 비용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물가 지표로 활용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에 포함된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PPI는 0.3% 증가했다. 특히 전년대비로는 1.2% 증가하며 2014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앞서 8월 수입물가는 0.2% 하락하며 6개월 만에 반전했다. 7월 0.1% 상승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0.1% 하락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나마 고용지표가 호조를 이어가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1000건 늘어난 26만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6만5000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 국제유가, 사흘만에 반등…WTI 0.8%↑
국제 유가가 달러 약세와 휘발유 선물 가격 상승에 힘입어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33달러(0.8%) 상승한 43.91달러를 기록했다. 한 때 44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장 막판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됐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전날보다 0.62달러(1.35%) 오른 46.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47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오름 폭이 둔화됐다.
이날 국제 유가는 휘발유 선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동반 상승했다. BP는 하루 41만3500배럴을 처리하는 인디애나 공장의 시설 점검을 위해 생산량을 최소 50%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휘발유 선물은 배럴당 5.1% 급등했다.
앞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디젤과 난방유 등을 포함한 증류유 재고가 46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을 웃도는 것은 물론 지난 1월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이다.
◇ 달러 ‘약세’, 금값 ‘2주 최저’
달러는 기대에 못 미친 경기 지표 영향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 하락한 95.24를 기록하고 있다. 소매판매 지표 발표 이후 95.08까지 하락한 후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9월 금리 인상은 힘들겠지만 연내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 수준인 1.12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장 초반 1.1283달러까지 상승하며 6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후 상승 폭이 둔화됐다.
엔/달러 환율은 0.35% 내린 102.04엔을 가리키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오는 21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 금값이 1320달러 아래로 추락하며 2주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8.1달러(0.6%) 하락한 1318.10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7일(거래일 기준) 가운데 6일 하락했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2.5센트(0.1%) 내린 19.041달러에 마감했다. 백금 역시 0.7% 하락했다.
반면 구리와 팔라듐은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 유럽증시, 美 금리인상 전망 약화·유가 반등에 일제 상승
유럽 증시가 국제 유가 반등과 미국 증시 상승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1.92포인트(0.57%) 상승한 340.34를 기록했다.
독일 DAX 지수는 0.51% 오른 1만431.20을, 영국 FTSE 지수는 0.85% 상승한 6730.30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 지수는 0.07% 오른 4373.2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럽 증시는 미국의 경기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며 상승 폭을 키웠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달러 표시 부채의 부담도 증가하게 된다. 또한 전세계 투자자들이 유럽 시장에서 자금을 인출, 미국 시장에 투자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국제 유가가 반등한 것도 증시에 보탬이 됐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겨은 전날보다 배럴당 0.92달러(2.01%) 오른 46.7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영란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행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 국채와 회사채 매입규모를 각각 4350억파운드(약 647조원), 100억파운드(15조원)로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