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과 '동급' 1인 절대권력 완성…트럼프 대항마 '세계화' 역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후계자 없는 1인 절대권력을 굳건히 했다. 이른바 '시진핑 사상'이 공산당 헌법인 당장에 삽입되면서 중국 국부인 마오쩌둥에 비견되는 권위를 갖게 됐다.
시 주석의 부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역학 구도 안에서 더 돋보였다. 트럼프가 자국 이익을 앞세워 국제사회에 파문을 일으키는 사이 시 주석은 '중국식 세계화'를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구원투수로 주목받았다.
시 주석은 올 초부터 광폭 행보로 주목받았다. 중국 정상으로 처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게 대표적이다. 시 주석은 서구 중심의 세계화를 주도해온 다보스포럼에서 세계화의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포용적 세계화'를 역설했다.
포용적 세계화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2002년 미국 예일대 연설에서 단지 시장의 문을 열어젖히는 게 아니라 기회를 넓히고 협력을 강화해 세계인 모두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게 하는 게 포용적 세계화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지난해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세계화를 촉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 주석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걸 두고 중국이 트럼프가 반기를 든 자유무역, 기후변화 대응 등에 책임감 있는 리더로 바통을 차지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시 주석이 다보스에서 위기에 처한 세계화를 방어하고 나섰다고 거들었다.
정치 리스크 컨설팅업체인 미국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대표는 시 주석이 올해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게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미국과 유럽의 공백을 메우려 한다는 것이다. 브레머 대표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엄청난 반세계화 바람이 일고 있는데 이는 서구권이 만든 세계화 질서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이 기회를 노려 리더십을 차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세계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미국의 손발을 묶는 다국적 무력협정에 들지 않겠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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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중국이 성장둔화를 겪고 있지만 세계 무대에서 입지를 넓히기엔 충분한 경제력을 가졌다고 평가한다. 칼 아이켄베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금 추세라면 중국이 2035년에 미국보다 3분의1가량 큰 경제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FT는 최근 '올해의 단어' 가운데 하나로 '시진핑 사상'을 꼽았다. 시진핑 사상은 지난 10월 중국 당대회에서 당장에 지도이념으로 들어간 '시진핑 새 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말한다.
FT는 시진핑 사상의 '새 시대'가 '중국몽'(中國夢)의 실현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시 주석이 단순히 중국을 잘 사는 나라로 만드는 걸 넘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꿈꾼다는 것이다.
그는 당대회 개막 연설에서 2020년까지 모두가 평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하는 '샤오캉' 사회를 이루고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를 완수한 뒤 2050년에는 세계를 주도하는 사회주의 강국을 만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시 주석이 최근 부정부패 척결에 힘쓰고 있는 것도 중국의 부흥을 위한 기초작업으로 풀이된다. 그는 관료주의, 형식주의, 향락주의, 사치풍조를 공산당을 망치는 4대 악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