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홍콩 백색테러 규탄 집회…10대소년 "정부는 中 꼭두각시"

[르포]홍콩 백색테러 규탄 집회…10대소년 "정부는 中 꼭두각시"

뉴스1 제공
2019.11.22 09:35

중국 접경 위안랑 테러 4개월…수백명 집결
이튿날 새벽까지 게릴라 시위 이어가

홍콩 위안랑(元朗) 테러 4개월을 맞아 위안랑 쇼핑몰에서 열린 시위. © AFP=뉴스1
홍콩 위안랑(元朗) 테러 4개월을 맞아 위안랑 쇼핑몰에서 열린 시위. © AFP=뉴스1

(홍콩=뉴스1) 한상희 기자 = 반송환법 시위대를 향한 테러, 이른바 '백색테러'가 일어난지 4개월이 된 21일. 사건이 벌어졌던 위안랑(元朗)에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위안랑은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홍콩 중심가 침사추이에서 30㎞가량 떨어진 곳으로 중국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백색테러는 지난 7월21일 쇠막대와 몽둥이로 무장한 약 100~150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위안랑 역으로 진입해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은 옷'을 입은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 임산부를 포함해 적어도 45명이 다친 사건이다.

시위 예정 시간인 저녁 7시가 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위안랑 인근 요호(YOHO) 쇼핑몰에 모이기 시작했다. 8시45분쯤 시위대 100여명이 쇼핑몰 인근 주요 도로를 행진하자 곧 무장 경찰이 나타나 파란 깃발(경고의 의미)을 들며 집회 해산을 촉구했다.

밤 10시쯤 기관총을 든 무장경찰 수십명이 등장하자 시위대는 자취를 감춘 듯 했다. 하지만 잠시 골목으로 사라졌던 시위대는 이날 밤 12시쯤 경찰이 돌아가자 갑자기 나타나, 떠나는 경찰차를 향해 조롱하고 욕설을 퍼붓는 '치고 빠지기'식 게릴라 시위를 벌였다.

이른바 "물이 되자"(Be water) 시위 전술이다. 이소룡의 '예측 불가능성'에 빗대 소규모로 집회를 벌였다 사라지는 방식으로, 경찰들의 주의를 가능한 많이 분산시키려는 게 시위대의 목적이다.

이날 현장에선 정확한 시위대의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갑자기 나타난 10여명의 10대 청소년들이 도로에 벽돌을 던지거나 '시대혁명' 등의 구호를 외치다 순식간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길을 지나가는 일반 시민처럼 가만히 서 있던 사람이 돌연 구호를 외치는 식으로 시위가 진행돼 시위대 규모도 계속 변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 뉴스1 취재팀과 만난 17살 동갑내기 시위대 6명은 "우리는 캐리 람 정부에 화가 나서 나왔다"며 "현 정부는 중국 정부의 눈치만 보며 중국이 시키는 일만 한다. 우리들(홍콩 국민)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들은 "정부의 폭동 규정 철회, 시위 체포자 전원 석방, 행정장관 직선제 등 우리는 5가지를 요구한다. 이번 시위는 송환법에서 시작됐지만 갈수록 경찰이 강경 대응해 점점 더 사태를 격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위협을 가하는 게 무섭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보다 더 어린 학생들이 경찰에게 체포됐다. 우리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다. 우리는 반드시 여기(시위)에 나와 정부·경찰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대학교 1학년으로 남자친구와 함께 시위에 나왔다는 19세 소녀는 "경찰이 15세 소녀를 강간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많은 홍콩의 소녀들이 경찰의 잔혹함에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대학가 시위 '최후의 보루' 이공대 시위와 관련해선 "경찰은 (이공대) 시위대를 가둬놓고 나가지 못하게 한다. 그들을 돕고 싶은데 어떻게 도와야 할 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홍콩 경찰이 이공대를 봉쇄한 지난 17일 이후 현재까지 1100명이 체포됐고, 현재 이공대를 포위하고 있는 경찰 병력은 2000여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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