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달-지역감염 새국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싱가포르, 일본을 비롯해 한국에서도 지역사회 감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역감염 조짐이 보이자 일찌감치 보건 경보 등급을 상향했지만 교회 등 종교시설이 슈퍼전파 역할을 하고 있고, 일본은 해외로부터의 바이러스 유입 방지에만 신경쓰다 지역감염 확산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역사회 감염이 이미 현실화한 싱가포르는 '교회'(종교시설)이 슈퍼전파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
20일 기준 싱가포르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대비 3명 늘어난 84명을 기록했는데, 이중 3분의 1인 28명이 교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까지 총 22명이 '신의 은총 교회'와 관련된 감염자이며 '평생선교교회'에서도 6명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싱가포르는 지난 7일 일찌감치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보건경고 등급을 3단계인 '오렌지'로 상향했다. 첫 환자가 지난 23일 발생한지 2주 뒤였다.
싱가포르의 보건경보 등급은 그린-옐로우-오렌지-레드 등 총 4단계로 구분된다.
이에따라 싱가포르는 학교 내외 특별 활동을 오는 3월말까지 모두 중지하고, 각 병원에서는 방문객을 비롯해 환자까지 전원 증상 확인 및 의료진의 이동범위도 제한했다.
민간 기업들도 주기적으로 직원들의 증상을 확인토록 하고, 재택 근무나 팀단위 근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하지만 교회가 집단 감염의 온상이 되며 중국외 국가서 두번째로 많은 감염자가 발생하자,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17일 각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 집회 금지를 하지 않는 대신, 신도들의 바이러스 전염 예방조치 강화를 권고했다. 아울러 최근 2주내 중국 방문자들은 교회나 대형 행사에 참석치 못하도록 하는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18일에는 코로나19에 피해를 입은 기업과 가구를 지원키 위한 지원예산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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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 의심자가 연달아 나타나고 있음에도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 금지, 크루즈선 입항 금지 등 '미즈기와(水際·물가)' 전략만을 고수하다 정작 안방이 뚫려 각종 비난을 사고 있다. 미즈기와 전략은 해안가에 적이 상륙하기 전에 막는다는 '쇄국정책' 의미를 담은 군사용어이다.
하지만 언론과 전문가들이 '유행'을 전제로한 대책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자 뒤늦게 구체적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일본에선 지난달 16일 첫 감염자가 나왔고, 지난 13일에는 가나가와현에 거주하는 80대 여성이 사망했다. 이 여성은 중국 방문 이력이 없어 첫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튿날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고 판단하기엔 정보가 부족하다"고 말했고, 아베 신조 총리도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마라"고 말한 것이 전부였다.
지난 16일이 돼서야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이 "감염이 이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처음으로 지역사회 감염에 대해 인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NHK에 따르면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70명을 넘는다. 크루즈선 감염자와 전세기로 귀국한 이들은 제외한 수치다. 여기엔 중국 여행자들도 포함돼 있는데,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는 이들만 50명이 넘는다. 이중 전날 홋카이도 삿포로에선 해외 여행이나 감염자 접촉 사실이 없는 40대 남성이 감염됐고, 20일엔 후쿠오카에서 60대 남성이 첫 감염자가 됐는데, 역시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8일이 돼서야 구체적 대응책을 공표하기 시작했다. 이날 학교를 비롯해 보육원, 요양 시설, 장애인 서비스 시설 등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할시 대응 매뉴얼을 정리해 각 현과 도에 전달했다.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국공립 및 사립학교에서는 감염자 발생시 학교장 재량아래 완치될 때까지 해당자의 출석을 정지시킬 수 있고, 도나 현 단위에서는 필요에 따라 학교 전체 또는 일부 학년만의 휴교가 가능하다.
가토 후생노동상은 19일 밤 "국내 감염 상황의 추이를 파악하고 의학적·과학적 평가에 따라 감염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추가적으로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