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드리면 물어뜯는다…중국은 왜 늑대가 됐나

건드리면 물어뜯는다…중국은 왜 늑대가 됐나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20.08.16 13:35

[MT리포트]늑대가 온다 ‘전랑(戰狼)’ 중국①

[편집자주] 시진핑 주석의 중국이 거칠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지만 드러내지는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이 일어서거나 이미 일어섰다(굴기)며 중화(中華)를 강요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과는 이미 충돌했고 세계 각국에서 중국을 불편해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중국은 세계과 화합(和)할까, 불(火)을 지르는 재앙(禍)을 불러올까.
인도의 국경경비대가 17일(현지시간) 북서부 라다크 레로 향하는 곳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AFP=뉴스1
인도의 국경경비대가 17일(현지시간) 북서부 라다크 레로 향하는 곳에서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AFP=뉴스1

압박하고 굴복시키고…파워 세진 中 거칠어진 외교전략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국가에 대한 보복에 나서고 있다. 무력과 보복을 앞세워 주변국을 압박하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가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외교관과 언론인들은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자국 이익을 대변하는 늑대전사를 자처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전랑외교로 인접국가와 갈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세계 각국과 충돌하면서 영토분쟁이 있는 경우 군사 충돌의 위험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이같은 외교적인 변화는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패권의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그의 저서 '미중전쟁의 승자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에서 "중국은 국가의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에 타협의 의지가 없는 이익을 '핵심 이익'이라고 내세우고 있다"며 "문제는 중국의 권력이 커짐에 따라 그 리스트가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분쟁이 격해지자 2010년 남중국해를 핵심이익으로 선포했다"며 "타협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선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성현은 "이런 방식은 핵심이익에서 이해상충이 발생할 경우 중국의 양보 여지를 스스로 없애버린 것"이라며 "긴장관리를 실패할 경우 충돌 가능성이 더 커짐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리 자국의 기준과 한계선을 정하고 상대국의 양보와 항복을 요구하는 패권주의 태도이며 중국의 이런 태도가 외교 영역에서 더욱 득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닐라=AP/뉴시스】필리핀 독립기념일인 201년6월12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시내 금융가 마카티의 중국 영사관 밖에서 한 시위 참가대가 "중국의 부채 덫"에 걸리지 말자는 구호가 쓰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나온 인민폐 모형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마닐라=AP/뉴시스】필리핀 독립기념일인 201년6월12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시내 금융가 마카티의 중국 영사관 밖에서 한 시위 참가대가 "중국의 부채 덫"에 걸리지 말자는 구호가 쓰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나온 인민폐 모형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미국과 충돌, 입장 난처해지자 결사항전 선회

미국과의 충돌이 전랑외교를 가속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중국의 국가체제를 바꿀 힘을 가진 유일한 국가다. 그래서 과거 중국에게 미국은 피해야 할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제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바꾸지 못하면 중국이 우리는 바꿀 것이란 우려가 미국내에서 나오고 있다"며 "미국은 공산당 일당 지배체제를 바꾸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3국간 영유권 싸움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온 미국이 이를 깨고 중국 관련 영유권 싸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국가의 명운을 건 영토분쟁에 나설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강경한 공격에 입장이 난처해진 중국도 결사항전의 태도로 나오는 형국이다.

전랑은 2015년 인민해방군 홍보를 위해 만든 애국주의 액션 영화다. 주인공은 의지와 용기로 악당들을 물리치고 세계를 구한다. 중국인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고 공감하거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일 리 없다.

전랑외교는 중국 내부의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를 높이는 효과가 있겠지만 주변국은 중국과의 마찰이란 달갑지 않은 결과를 떠안아야 한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늑대전사로 변한 중국 때문에 주변국의 피로도는 높아지고 있다.

최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중국이 전랑 외교를 억제해야 할 때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중국 정부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전랑 외교에 대해 중국 외교 공동체 내부에 일부 이견이 있다"며 "이 접근법이 중국을 세계의 다른 국가들과 멀어지게 하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잠무=AP/뉴시스]17일(현지시간) 인도 잠무에서 반중국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을 신발로 때리고 있다. 일부 논평가들이 복수를 주장하는 가운데 인도 정부는 아직 공식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앞서 16일 인도-중국 국경지대에서 양국 군인이 충돌해 인도군 20명이 숨졌으며 중국의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이번 충돌이 인도가 중국군에 대해 전략적으로 오판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2020.06.17.
[잠무=AP/뉴시스]17일(현지시간) 인도 잠무에서 반중국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을 신발로 때리고 있다. 일부 논평가들이 복수를 주장하는 가운데 인도 정부는 아직 공식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앞서 16일 인도-중국 국경지대에서 양국 군인이 충돌해 인도군 20명이 숨졌으며 중국의 피해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이번 충돌이 인도가 중국군에 대해 전략적으로 오판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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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룡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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