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일본의 이유있는 위기감 ④
지난 12일 일본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공개한 연례조사 결과에 눈길 끄는 부분이 있었다. 지난해 10~11월 일본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32%가 일본의 경제력이 "약하다"고 답한 것이다. "강하다"고 한 사람들은 28%로 적었다.

일본이 강점으로 내세우던 '경제력'에 대한 비관론이 더 큰 건 최근 3년 같은 조사에서 처음이다.
가장 자신하는 '기술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론이 우세했지만 그 힘도 약해지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일본의 기술력은 강하다"고 한 비율은 각각 75%, 71%, 64%였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현대차의 '애플카' 사업 제휴설이 돌았을 때도 현지 언론에서 감지됐다. 삼성과 애플이 주도하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제외된 일본 전자업계처럼, 현재 세계 선두에 있는 일본 자동차업계도 준비하지 않으면 재편된 업계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세계적으로 IT(정부기술)기업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일본의 소외감은 상대적으로 부각된다.

지난해 5월 일본에선 코로나19 관련 재난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사람들이 몇 시간씩 줄을 서는 모습이 연출됐다. 온라인으로 간단히 처리되는 한국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문서 중심 사회의 단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지난해 발표한 세계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는 이런 상황이 반영됐다. 일본의 경쟁력은 조사 대상 63개국 중 34위. 30년 전 1위의 엄청난 추락이다.
항목 별로 모바일 환경, 소프트웨어 정책은 정상급이었지만, 디지털 기술(62위), 빅데이터 및 분석(63위) 등은 꼴찌 수준이었다.

13일 경제매체 도요게이자이는 '일본에 GAFA(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급 기업이 태어나지 않는 근본 원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런 문제를 다뤘다.
글쓴이는 1990년대초 휴대폰을 자랑하는 외국인 친구에게 "일본은 어디에나 공중전화가 있으니 휴대폰이 필요 없다"고 반박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또 몇 년 전까지도 모바일 결제가 없어도 불편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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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렇게 현재에 만족하는 일본인·기업이 많다보니 '디지털 후진국'이 됐다고 꼬집는다.
그는 사회 변화를 자극할 수 있고 다른 아이디어를 가진 일본 내 외국인들에게 창업 지원을 하자고 제안한다. '이민'은 일본의 미래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 유명 투자자 짐 로저스가 제시하는 해법이기도 하다.
디지털에 대한 문제 의식을 느낀 일본정부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취임하면서 디지털청이라는 기관을 신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