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판정…한복공정…일본보다 중국이 더 싫다는데 韓中관계 어디로?[차이나는 중국]

편파판정…한복공정…일본보다 중국이 더 싫다는데 韓中관계 어디로?[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2022.02.13 06:31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을 선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사진=AFP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을 선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사진=AFP

베이징 동계올림픽 편파판정이 반중(反中)감정에 기름을 붓고 있다. 쇼트트랙 남자 1000미터 준결승에서 황대헌과 이준서가 조 1위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황당한 판정으로 실격을 당하고 중국 선수가 금메달을 가져 갔다. 개회식에서 조선족이 입고 나온 한복으로 야기된 '한복공정' 논란은 다소 확대 해석된 부분이 있지만, 쇼트트랙 편파판정은 누가 봐도 명백한 편파판정이다.

'한복공정' 얘기를 하자면, 중국은 한족이 92%를 차지하고 있지만 56개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로서 여기에는 약 200만명에 달하는 조선족도 포함돼 있다. 중국은 정치적인 행사가 있을 때마다 여러 소수민족이 전통 의상을 입고 참여해,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잘 어울려 살고 있음을 드러내려 한다. 동계올림픽 같은 큰 행사에 나름 존재감이 있는 조선족이 등장한 것, 그리고 한복을 입은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매년 3월 개최되는 중국의 연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도 중국 55개 소수민족이 전통의상을 입고 회의에 참석한 장면을 중국 중앙(CC)TV는 꼭 보여준다. 개회식 '한복공정' 논란은 중국의 컨텍스트(맥락)을 고려해서 보면 크게 이슈가 될 정도는 아니다.

이번 올림픽의 '한복공정' 논란을 보면서 느낀 건 중국의 문화공정에 대한 경계심이 크다는 것과 중국에 대한 신뢰도가 그야말로 바닥이라는 사실이다.

국내 반중감정이 반일감정을 넘어섰으며 특히 MZ세대 등 젊은 세대의 반중·혐중 정서가 부쩍 강해지고 있다. 반중감정이 워낙 커지다 보니 올해로서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중관계의 앞날이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경제, 스포츠, 문화 등 비슷한 점이 많아서 경쟁관계가 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중국의 정치체제 역시 반중감정이 커지는 이유로 작용한다. 중국이 1당독재 권위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위협적이지 못할 때는 이 점에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이 적었는데, 중국 국력이 커지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중국을 경계하고 더 나아가 반감을 가지게 되는 이유가 됐다.

1992년 수교 이후 2015년 최고의 시기를 거친 한중관계

1992년 8월 한중수교 이후 한중관계는 1998년 '협력동반자 관계'에서 2003년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를 거쳐, 2008년부터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승격되며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2015년 9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베이징 천안문 성루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를 바라보던 때가 한중관계의 정점이다.

이후 2016년 7월 우리나라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과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한중관계는 경색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했으며 여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992년부터 2016년까지 24년 동안 한중관계가 계속 좋아지다가 2016년 추세가 급변하기 시작한 셈이다.

돌이켜보면 한중수교 이후 우리나라는 대중수출이 급증하며 중국 경제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렸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결정과 함께 중국의 대외무역이 급증하기 시작한 2000년부터 대중수출 증가세가 가팔랐다. 2000년 우리의 대중수출 금액은 185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이후 계속 증가했으며 2018년 1621억 달러를 기록한 후 다소 감소하다가 2021년 1629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0~2021년까지 22년간 누적 대중수출 금액은 2조2107억 달러로 같은 기간 우리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수출한 금액(9조3014억 달러)의 23.8%에 달한다. 22년간 우리 수출 중 약 4분의 1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대중 무역흑자 비중은 더 높다. 2000년 57억 달러에 불과했던 대중 무역흑자는 2013년 사상 최고치인 628억 달러를 기록한 후 줄었으나 2021년 대중 무역흑자가 243억 달러에 달한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22년간 대중수출을 통해 우리가 기록한 누적 무역흑자는 6861억 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록한 전체 무역흑자(8059억 달러)의 85%를 대중 흑자가 차지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대중무역에서 막대한 무역흑자를 누려왔지만, 2010년 대에 진입한 이후 중국 경제력이 부쩍 커지면서 한중관계 역시 변화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도광양회'에서 떨쳐 일어나 할 일은 하겠다는 '분발유위'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통해 국력을 축적한 중국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 중국 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 중국 주석 취임 후다.

지난 90년대 중국을 이끈 덩샤오핑은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를 중국의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후 4세대 지도부인 후진타오(2002~2012) 주석 시절, WTO 가입을 계기로 국제분업구조에 편입한 중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내며 국력의 기틀을 다졌다. 지난 2002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약 1조4700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10년 뒤인 2012년 8조5300억 달러로 급증했다.

중국은 2007년 독일, 2010년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G2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이 세계 3위 경제대국이던 2008년 치러진 베이징 하계올림픽 때도 편파판정 시비가 있긴 했지만,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가 아니어서 반중감정이 지금처럼 크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2020년 중국 GDP는 14조7200억 달러를 기록하며 미국의 70% 수준에 육박한 상태다. 2018년부터 전개된 미중 무역전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국은 미국과의 정면대결을 불사할 정도로 거침없어졌다.

이 같은 중국의 변화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도 관계가 크다. 2013년 권력을 장악한 시진핑 주석은 '도광양회' 대신 '분발유위'(奮發有爲·떨쳐 일어나 할 일을 한다)를 내세우며 국제사회에서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이 특별히 강조해온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슬로건이 중국 공산당의 생각을 대변한다.

올해는 시진핑 집권 10주년이 되는 해다. 오는 10월 무렵 개최될,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공식화할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시진핑을 띄우고 중국의 애국주의를 고취하는 동네 올림픽으로 전락하는 느낌이다.

중국은 1978년부터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며 경제적으로는 글로벌 G2로 떠올랐지만, 1당 독재라는 권위주의적 거버넌스 등의 영향으로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발산하는 매력국가로는 부상하지 못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보면 중국이 소프트 파워를 발산하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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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논설위원

중국과 금융에 관심이 많습니다. PhD in fin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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