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불평등 극단적 모습… 급기야 연예인 출연료 상한선까지

중국에서 특정 배우들의 출연료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인기 드라마 '폭풍' 주연배우 장이와 장송원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가 각각 75만위안(약 1억4000만원), 9000위안(약 170만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장이는 생각보다 너무 많고, 장송원은 그 반대라는 여론이 주류였다.
장이를 비난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배우의 세계에서도 엄연히 시장 원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제작자가 판단해 배우 이름값과 시청률이 잘 맞아떨어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여겨지면 배우와 출연료 협상이 제대로 되기 어렵다.
중국 배우 시장은 시장 원리와 경직된 제도가 공존한다. 이번에 입방아에 오른 장이의 경우 연예인 출연료 제한 규정 이내였기 때문에 시비를 걸기가 애매했다.
규정은 이렇다.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100만위안 이내, 시리즈 전체 출연료는 5000만위안 이내다. 장이의 전체 출연료는 3000만위안이었다.
장송원은 "배우라는 직접은 힘들다. 99.5%가 가난하다. 단 0.5%만 먹고사는 데 걱정이 없다. 난 가난 배우의 대명사다"라고 말했다. 장이에 대한 부러움과 출연료 체계에 대한 불만이 뒤섞인 말이었다.
출연료 논란은 잊을 만하면 나오는 '국민 안줏거리'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2732달러(2022년)인 현실에 비춰 장이 같은 연예인의 소득은 딴 세상처럼 느껴진다.
한때 중국 최고 여배우로 꼽히던 판빙빙은 2015년 6월부터 2016년 5월 말까지 1700만달러(약 214억원)을 벌어들여 글로벌 여배우 수입 순위 5위에 올랐다. 스칼렛 요한슨, 제니퍼 애니스톤 같은 여배우들이 판빙빙 위에 있었다.
14억 인구의 힘은 강하지만 반대로 딱 14억 울타리 안에서만 통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중국 TV 제작자들은 일부 배우들의 수입이 정상 범위를 한참 벗어났다고 한탄했다. 실제 2016년 국영방송 CCTV는 전체 제작비에서 배우들 출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이 20~30%, 할리우드가 30%인 데 비해 중국은 작게는 50%, 많게는 80%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프로그램 수준이 좋아질 틈이 없다.
그런데도 당장의 시청률을 위해 연예인들을 고액 출연료로 섭외하면서 프로그램 질 저하와 연예인 몸값 상승의 악순환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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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우들의 소득 논란의 근간에는 '발연기'가 있다. 형편없는 실력으로 초현실적인 소득을 올린다는 것이다. 연기력은 고사하고 대본조차 제대로 외우지 않는 이들도 태반이다. 대사 외우기가 귀찮아 숫자 1, 2, 3, 4를 읊고 촬영 후 더빙하는 이들도 심심치 않다.
어린 배우가 촬영과 관계없이 손을 다쳐서 병원에 갔다가 촬영 중 다쳤다고 SNS에 거짓말을 늘어놓자 팬들이 그의 직업정신을 칭찬하는 일도 있었다.
발 연기에도 그저 외모가 훌륭하다는 이유로 수십~수백억원대 수입을 올리는 사례는 중국의 고질병인 소득 불평등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 중국의 소득 불평등은 공산당 체제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이다. 한 예로 2020년 도시 가구 1인당 가처분소득은 농촌의 2.6배에 이른다.
돈을 벌자고 도시로 갈 수도 없다. 후커우 제도는 타지로 이동했을 때 사회복지 혜택과 주택 구입이 제한된다. 중국 전체 재정 지출 중 보건, 사회복지지출 비중(2018년)은 35%로 미국(45%), 독일(60%), 일본(62%) 등에 비해 크게 낮다.
사회 불만이 체제 불만으로 번질 수 있다는 걸 잘 아는 공산당은 2017년 급기야 연예인들의 TV 출연료를 손보기 시작했다. 총제작 예산의 40%로 전체 배우 출연료 상한선을 정하고,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리는 배우는 전체 배우 출연료 합산치의 7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