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넘는 혼란을 견뎌낸 그리스 호텔 경영자 이아니스 렛소스는 이제 어떤 어려움도 버틸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믿는다. 아테네 기반의 럭셔리 호텔 그룹 '엘렉트라 호텔 & 리조트'의 최고경영자인 그는 "나는 위기를 다루기에 최적인 사람"이라고 자평한다.
렛소스는 자신을 '잃어버린 세대'에 속한 그리스 기업인으로 본다. 유로존 채무위기(2010~2015년) 이후 선진국에서 가장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으며 야망이 좌절된 이들이다. "방어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며 "더 이상 꿈을 꾸지 않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팬데믹이 끝난 후, 렛소스와 동료들은 전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갑작스럽게 지역 경제가 예상치 못한 호황을 맞이한 것이다.
이는 한때 극심한 부채 위기로 유로존 붕괴 위기까지 불러왔던 다른 유럽 국가들에도 마찬가지다. 약 15년이 지난 지금, 과거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라는 오명을 썼던 이들 국가의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제 위기에서 가장 먼저 벗어났던 아일랜드에 이어, 최근 유럽 경제 성장의 중심축이 된 것은 과거 경제난을 겪었던 이들 국가다. 과거 부진했던 '주변부' 국가들이 벨기에,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그리고 '중심부'인 독일 등 기존의 경제강국들을 제치고 주목받고 있다.
팬데믹 이전 15년간 독일의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5%였던 반면, 남유럽 4개국(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은 평균 0.3% 성장에 그쳤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이들 국가의 연평균 성장률은 1.3%로 상승하며, 팬데믹 초기에 비해 경제 규모가 평균 6% 가까이 확대됐다.
반면,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은 지난 4년 동안 경제 활동이 전혀 증가하지 않았으며, 독일 분데스방크(중앙은행)는 이 정체가 2025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대조적으로,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스페인과 그리스가 2.3%, 포르투갈이 1.9%, 이탈리아가 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거시경제를 전망하는 컨설팅회사 '글로벌데이터 TS 롬바드'의 이코노미스트 다비데 오네글리아는 이러한 남유럽의 긍정적인 흐름이 "현재 비관적인 유로존 전망 속에서 몇 안 되는 희망적인 요인"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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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덜 노출된 지중해 국가들은 금리 인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여전히 대규모 EU 기금 지원의 혜택도 받고 있다. 오네글리아는 이러한 요인이 남유럽의 강한 성장세를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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