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 국채' 보유가치 1091조원, 1999년 이후 최저치…
인민은행 2년간 금 보유량 13% 늘려…투자수요 불 붙어
달러자산 줄였나…기관채 등 투자 대상 넓혀 '국부' 분산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가치가 2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을 비롯해 대체 자산으로 다각화하고 벨기에, 룩셈부르크를 비롯해 보유 규모를 정확히 포착하기 어려운 해외계좌로 자산을 옮긴 결과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재무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가치가 지난해 570억달러(약 82조원) 줄어 7590억달러(약 1091조원)에 그치며 199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른 국가 계좌에 보관된 중국 보유 미 국채는 포함되지 않은 데이터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량은 2011년 정점을 찍은 이후 약 5500억달러(약 791조원) 감소했다. 반면 영국은 지난해에만 미 국채 보유가치가 342억달러 늘었고 벨기에 역시 동기간 602억달러 높아졌다. 룩셈부르크도 같은 기간 미 국채 보유액이 840억달러 늘어났다. 일본은 1조달러 이상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어 여전히 세계 1위 미 국채 보유 국가다.

분석가들은 중국이 미 국채를 팔고 금을 비롯해 대체 자산을 늘렸다고 분석했다. 외교관계위원회 수석 연구원이자 전 미 재무부 관리인 브래드 세터는 "중국은 2010년쯤 미국 국채를 보유하는 게 위험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국부의 큰 부분이 지정학적 라이벌(미국)의 손에 달려있는 것을 좋지 않은 시그널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영란은행 산하 싱크탱크인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의 미국 의장 마크 소벨도 중국인민은행이 금 같은 다른 자산에 대한 노출을 늘려왔다고 짚었다. 금은 경제 및 시장이 어렵거나 불확실성이 커질 때 안전자산으로 간주된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관리에 정통한 관계자도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 규모는 중국이 자산을 다각화함에 따라 천천히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2년 동안 금 보유량을 13% 늘렸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4분기에만 금 보유고를 15.25t 늘려 전 세계에서 금을 세 번째로 많이 샀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이 금 매입을 발표하면서 투자수요에 더 불이 붙었다. 지난해 중국의 금 보석 수요는 479t으로 전년 대비 24%가 급감한 반면 투자 수요는 336.2t으로 2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벨기에 유로클리어나 룩셈부르크 플리어스트림 등 해외 증권예탁기관으로 계좌를 분산한 것도 미 국채 보유액 감소에 일조했다고 짚었다. 이를 통해 실제 미 국채 보유 규모를 줄이지 않고도 공식 통계상으로는 줄어드는 '착시'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세터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이 뭘 하고 있는지, 중국의 자금흐름이 글로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추적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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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소벨 의장은 미 국채 보유가치 감소가 반드시 중국의 달러자산 매도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국채가 아닌 기관(agency) 채권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고 있는 데다 미 국채 수익률 상승(가격 하락)으로 평가액이 줄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이 실제 달러 보유량을 줄였는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전보다 다양한 수단을 통해 광범위한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