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지원 중단될 수도…트럼프와 얼굴 붉힌 젤렌스키, 남은 카드는?

군사 지원 중단될 수도…트럼프와 얼굴 붉힌 젤렌스키, 남은 카드는?

김종훈 기자
2025.03.0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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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광물 협정 재개 의사 없다" 젤렌스키에 가능한 선택지는 '유럽 평화유지군'이 사실상 유일

2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대통령집무실에서 만나 설전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2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대통령집무실에서 만나 설전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의 지렛대로 여겨졌던 미국·우크라이나 광물 협정이 28일(현지시간) 정상 간 설전 끝에 파행되면서 종전 협상도 오리무중이 됐다고 외신들이 진단했다. 우크라이나가 2일 유럽 정상회의에서 유럽의 안보 보장 약속을 받아내지 못한다면 배수진에 몰릴 공산이 크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백악관 집무실에서 설전을 벌인 뒤 보좌진에게 "이제 떠날 시간"이라는 말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백악관은 광물 협정 서명식 후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오찬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전부 취소됐다.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로이터에 "우크라이나 측은 회담을 이어가길 바라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줄 생각으로 러시아에 붙잡혔다가 풀려난 우크라이나 포로들의 사진을 지참했다고 한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광물 협정에 서명도 하지 못한 채 백악관을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준비가 되면 돌아올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백악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광물 협정을 재개할 의사가 없다고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계획에 저항한 것으로 본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이 전면 중단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외교가는 이번 설전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유럽 외교관은 "처음 있는 일이라 제대로 된 의견을 제시하기가 어렵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외교관은 "젤렌스키 대통령도 어조를 잘못 골랐다"고 짚었다.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소속 셀레스테 윌랜더 연구원은 이날 설전이 미국 외교의 근본을 뒤바꿨다고 지적했다. 윌랜더는 WP 인터뷰에서 "이전까지 백악관은 중립적 중재자를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오늘 백악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편을 들고 (우크라이나 갈등의) 강제 해결을 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럽 평화유지군 배치에 치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전선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해 러시아 재침공을 억제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주최로 2일 열리는 유럽 정상회의에서 정상들로부터 평화유지군 배치 확약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계획 역시 미국의 장거리미사일, 방공망 제공을 전제로 한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앤드류 바이스 부대표는 "유럽은 자원이 충분하지 않고 단결력, 정보력도 없다"며 유럽 평화유지군 계획에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바이스 부대표는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관계를 망쳤다고 걱정하게 될 것이고 러시아가 (전장에서) 더욱 우위를 차지하기 전에 최선의 거래를 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서 러시아에 끌려갈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날 서명을 앞뒀던 미국·우크라이나 광물 협정은 우크라이나가 미래에 개발할 광물자원 수익의 50%를 미국이 주도하는 공동 기금에 기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협상팀이 작성한 초안에는 그 대가로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삽입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안보 보장을 장담할 수 없는 애매한 문구라고 지적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안보 보장 확약을 받아내려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수백만 명의 목숨과 제3차 세계 대전을 걸고 도박을 하려 한다"고 다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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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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