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년 동안 1100여회 헌혈에 나서 약 240만명의 신생아 생명을 구한 호주의 남성이 8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국 매체 BBC는 지난 3일(현지시간) "황금팔의 사나이로 알려진 제임스 해리슨이 지난달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센트럴 코스트의 한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주 국적의 제임스 해리슨은 18세부터 81세까지 주기적으로 헌혈에 나섰다. 그의 헌혈 횟수는 1173회에 달한다.
제임스 해리슨은 2005년 '가장 많은 혈장 기증' 세계 기록을 세웠고, 이 기록은 2022년까지 유지됐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호주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해리슨은 14세 때 자신이 수혈받은 것을 계기로 헌혈을 시작했다. 그의 혈액에는 태아 및 신생아의 용혈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희귀항체 Anti-D가 포함, 이를 통해 약 240만명의 신생아 생명을 구했다.
신생아 용혈성 질환은 임신 중 어머니와 태아의 적혈구가 맞지 않을 때 발생하는데, 이럴 경우 엄마의 면역 체계가 태아의 혈액 세포를 공격한다. Anti-D 치료법이 개발되기 전까지 이 질환을 진단받은 신생아 2명 중 1명이 사망했을 정도로 심각한 병이었다.
해리슨의 딸은 "아빠는 큰 비용과 고통 없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걸 자랑스러워했다"며 "아버지는 항상 '네가 구한 생명이 바로 네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