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15일 영국 외무장관 데이비드 래미와 문화장관 리사 낸디가 영국 소프트파워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시점이 흥미로웠다.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의 주인이 된 이후, 국제 문제에서 설득과 영향력이 통하던 시대는 가고 명령과 강압, 힘이 지배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실은 그보다 더 미묘하고 역설적이다.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는 완전히 구분이 가능한 상반된 개념이 아니다. 둘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때로는 모순되는 듯한 방식으로도 상호작용한다.
관세 위협은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중간쯤에 위치한다. 트럼프는 국경 통제와 같은 비경제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를 사용했으며 파나마, 멕시코, 캐나다는 빠르게 굴복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이전 미국 대통령들보다 더 합리적인 행위자임을 입증하고 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엄청난 군사력을 소모했다. 예측 가능한 결과는 패배와 후퇴였다. 전략적 목표의 부재와 동맹을 저버린 행위로, 서구는 자신들이 신뢰할 수 없는 상대임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선택적 전쟁'(war of choice)은 소프트파워의 행사였지만 부정적이고 자멸적인 종류였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워싱턴에서 가진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에서 소프트파워를 구사했다. 환하게 웃는 트럼프에게 영국 방문을 초청하는 왕실의 편지를 전달한 것은 일견 성공을 거두었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장난스럽게 스타머에게 영국이 혼자서 러시아를 상대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 걸 막지는 못했다.
어떤 상징을 활용해 아첨을 하더라도 영국이 약하다는 사실을 바꿀 수 없다. 이는 수십 년에 걸친 국방비 부족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소프트파워를 영국의 국익을 해치는 방향으로 사용해 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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