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수당' 주는 이 나라, 배달 폭주에도…"벌금만 늘었다" 기사들 눈물

'폭염수당' 주는 이 나라, 배달 폭주에도…"벌금만 늘었다" 기사들 눈물

김희정 기자
2025.07.09 12:04
중국 최대 음식 배달 기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캡처
중국 최대 음식 배달 기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캡처

"폭염 속에서 일해도 회사에서 혜택을 준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5년째 스쿠터를 타고 하루 10시간씩 일하는 하오는 법적으로 폭염 위험 수당을 받을 자격이 있다. 더위가 섭씨 35도를 넘으면 매달 최소 180위안(25달러)을 받아야 한다. 이번주 40도로 치솟아 기준 온도를 이미 초과했지만 하오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하오는 2억명에 달하는 중국 긱(Gick) 워커(임시직 근로자) 중 한 명이다.

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긱 경제'를 이끌어가는 수백만 명의 배달 기사들이 죽음의 더위 속에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염 수당은 노동법을 준수하는 기업에서만 지급되는데, 중국 경제 침체로 근로자 5명 중 1명 이상이 임시직으로 전환됐다. 일자리 경쟁이 치열해 복리후생을 두고 협상하려는 노동자는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날이 더울수록 시원한 실내에서 음식을 해결하려는 배달 주문 수요는 더 늘어난다. 폭염 수당이 없더라도 주문 폭주로 하오는 시간당 약 1위안을 더 벌 수 있다. 하지만 차가운 물 한 병 값이 안 된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200명의 음식배달 기사와 58만건의 식사 주문을 분석한 결과 폭염기간 동안 중국 긱 워커들은 시간당 주문량이 9% 늘어난 반면, 근무 시간도 6% 더 길어졌다. 그러나 시간당 임금은 1위안만 더 받았다. 더위로 배달이 지연돼 벌금이 늘어난 탓이 크다. 열사병이나 기존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 악화로 근로자가 직접 부담한 의료비는 같은 기간 평균 500위안이 넘었다.

중국은 법적으로 기온이 섭씨 37도를 넘으면 실외 작업을 6시간 이내로 제한하고 기온이 섭씨 40도가 되면 아예 업무를 중단한다. 그런데 이는 정식 고용된 근로자에게만 국한되기 때문에 긱 워커는 법적 사각지대에 있다. 중국 플랫폼 근로자의 절반 가까이가 사회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고, 전체 근로 인구의 3분의 1 미만만 직장 상해보험에 가입돼있다.

중국 최대 음식배달 플랫폼들은 여론을 의식해 폭염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다. JD닷컴은 폭염 수당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고 메이투안은 이달부터 라이더를 위한 열사병 예방 보험에 조치에 나섰다. 엘러머는 여름철 냉방 용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2억명에 달하는 중국 긱 워커 상당수가 이 같은 폭염 조치에서 여전히 열외에 있고, 그마저 폭염 속 산재를 예방하기엔 미흡하다.

의학학술지 랜싯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폭염 사망자수는 1986년부터 2005년까지의 기간과 비교해 거의 2배로 늘었다. 최신 연간 통계인 2023년 한 해에만 3만7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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