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피습 사건

1년 전 오늘, 2024년 7월1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판을 흔든 '세기의 장면'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당해 피를 흘리면서도 불끈 쥔 주먹을 들어올리고 강인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이 장면은 전세계 신문 1면을 일제히 장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터면 총알이 얼굴을 스쳐 큰일날 뻔 했지만 귀에 부상을 입는 정도로 그쳐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시에 강인한 리더 이미지를 굳히고 지지층을 결집해 대선에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 정치 인생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일 오후 6시쯤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현장에 등장했다. 피습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 올라 연설을 시작한 지 약 10분 만에 벌어졌다. 그는 갑자기 오른쪽 귀에 총을 맞고 주저앉았다. 약 8차례 총격이 있었는데 이 중 2~3번째 총알에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총알이 조금만 옆으로 갔어도 얼굴을 맞아 크게 다칠 뻔한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총성이 울린 뒤 후 "엎드려", "총격이다" 등 다급한 외침과 비명이 이어졌다. 유세현장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은 황급히 트럼프 대통령을 감싸고 대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큰 위기를 모면했지만 유세장에 있던 시민 1명이 숨지고 총격범이 사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상황을 곧바로 기회로 바꿨다. 피를 흘리면서도 스스로 곧게 일어서더니 주먹을 여러 차례 높게 치켜들고 건재함을 과시했다. "Fight!"(파이트·싸우자)라고 외치며 굳세고 강한 표정과 자세로 지지자들을 안심시켰다. 유세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USA, USA"를 연호하면서 화답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발생 2시간40여 분 만에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번 총격 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해 준 미국 비밀경호국과 사법당국에 감사하다"면서 "집회에서 목숨을 잃은 시민의 가족과 중상을 입은 이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썼다.
이어 사건 발생 6시간 만에 전용기를 타고 뉴저지로 이동하면서 남은 일정을 소화했다. 귀에 붕대를 감은 모습으로 부상 투혼 이미지를 굳혔다. 사건 이틀 만에 공화당 전당대회에 모습을 들어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주먹을 높이 들며 건재함을 드러냈다. 당시 전당대회 분위기는 대선 승리 선언을 방불케 할 만큼 달아올랐다. 지지자들은 "트럼프, 트럼프", "USA, USA" 등을 연호했고 "신이 구했다", "우리가 이겼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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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사건 사흘 만에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이 자리에서 공화당원들은 트럼프를 '투사'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그가 '부활', '생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Fight!"를 연신 외쳤다. 이 말은 마치 하나의 구호로 자리잡게 됐다.
총격 사건 이후 여론조사 지지율은 눈에 띄게 올랐다. 총격 사건 자체보다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귀에 입은 부상은 '영광의 상처'가 됐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11월5일 대선 당시 경합주 7곳에서 모두 압승을 거두며 4년 만에 다시 대권을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 피습 사건은 경호 실패 논란을 낳았다. 미 비밀경호국도 경호가 부실했다고 인정했다. 당시 비밀경호국 보안실에서 요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유세장 인근 건물 지붕에 사람이 있다고 알렸지만 이는 무선 네트워크로 전달되지 않았다. 또한 총격범의 움직임을 감지한 지지자들의 제보가 이어졌지만 조치가 즉각 이뤄지지 않았다. 이 일로 킴벌리 치틀 경호국 국장은 사임했고 여러 요원들은 휴직 처리 됐다.
만 20세 밖에 되지 않은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의 범행 동기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아버지가 합법적으로 구매한 소총을 들고 범행에 나섰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 사진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학창 시절 정치 혐오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