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강제 구금사태'에 대해 영국 BBC가 집중보도했다.
BBC는 17일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구금 된 한국인들을 인터뷰한 7000자 분량의 영문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는 구금 된 두 명의 엔니지어를 인터뷰한 내용이 상세하게 담겼다. 소속과 이름은 익명 처리됐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들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단기 비자나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체류하던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은 이민세관단속국의 급습 과정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지난 12일 전세기로 귀국했다.
이 과정에서 단속국은 무장 요원을 투입했다. 장갑차와 헬기, 드론까지 동원해 공장을 포위했고, 일부 근로자들에게 총구를 겨눴다. 손목과 발목, 허리에 족쇄를 채워 한국인들을 구치소로 이송했다.
A씨는 BBC에 "차가운 방에 수십 명과 함께 수용됐는데, 이틀간 담요조차 제공되지 않았다. 수돗물에서는 하수구 냄새가 났다"며 "범죄자가 아님에도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B씨 역시 "빵을 데워 품에 안고 추위를 버텼다"며 "빨간 레이저 총이 겨눠지던 순간 몸이 떨렸다"고 증언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당국의 조치가 과도했다며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미국 국무부도 한국 측에 "깊은 유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진다.
BBC는 이번 사건이 한·미 양국 간 외교·통상 관계에도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전기차 산업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직후 벌어진 일이라 양국 간 신뢰에 균열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귀국한 A씨는 "가족을 만나 웃었지만 속은 공허했다. 집에서조차 구금 당시 냄새가 떠오르면 숨이 막힌다"며 "지금도 외출이 어렵다. 밖에서 구금 시설과 비슷한 냄새가 나면 몸이 떨리고 숨이 가빠져 오래 외출하지 않는다"고 했다.
B씨는 "30년간 이 일을 해왔지만 이번 경험 이후 다시 미국에 가는 것이 두렵다"고 털어놨다.